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의 지분 53.92% 가운데 30%를 주당 2만1500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23.92%는 2만7000원에 콜·풋 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콜·풋 옵션까지 포함해 SK텔레콤은 1조원을 지불하고 CJ헬로비전의 지분 53%를 보유하게 되므로, CJ헬로비전 가치를 1조8600억원으로 산정, 주당 가치로는 2만4000원에 해당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헬로비전은 최소 1조6000억원에서 최대 2조9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기업이다. 이번 인수는 적정한 가격에 매우 잘한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즉 그동안 KT가 추진해왔던 기가 인프라 확장 전략이 SK텔레콤의 롤모델 겸 위기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LG유플러스와 KT의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16년부터는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인한 무선사업의 성장은 다소 둔화될 수밖에 없다. 무선에서의 다음 성장은 2020년 5세대이기 때문에, 2016~2019년 동안은 다른 비즈니스에서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
여기서 가장 적합한 후보는 유선사업인 것이다. 또 유무선 트래픽 증가 및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해서도 유선은 매우 중요하다. SK텔레콤이 지난 6월 SK브로드밴드의 지분을 100% 확보한 것도 바로 유선의 중요성 때문이다.
김회재 연구원은 "무선에서 3G가 LTE로 진화했듯이, 이제는 초고속 인터넷의 100Mbps가 1Gbps로 진화해야 하고, 방송의 고화질(HD)이 초고화질(UHD)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번 인수 결정에는 SK텔레콤의 유선사업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KT가 FTTH(가정까지 광케이블 연결. 기가 인터넷의 기반) 보급률 51%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기가 인터넷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1년 만에 70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하고, 올해 3분기 초고속 가입자당 매출액(ARPU)이 7개 분기 만에 상승 반전하는 성과를 거둔 반면, SK브로드밴드는 FTTH 보급률 28.5%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FTTH 보급률을 51%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011년 이후 인터넷 관련 투자비용이 연평균 4300억원이고, 기존 100Mbps 인터넷 인프라의 유지 보수는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기가 인프라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SK브로드밴드의 FTTH 기반 확대를 위한 투자 비용의 절감이라는 효과도 있다"며 "또 케이블TV의 방송 콘텐츠 전송방식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사는 UHD의 원활한 송출을 위해 기가인터넷 투자가 필요해 시간이 들지만 케이블사업자가 보유한 광동축혼합망의 특성상 UHD 채널 송출은 추가적인 망투자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