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료가 저렴한 도심형 아파트를 역세권 인근에 짓겠다는 서울시와, 향후 KTX 개통으로 예상되는 교통량 급증에 대비해 도로 확장에 활용해야 한다는 강남구가 맞서고 있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26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달 22일 서울시와 SH공사가 개최한 행복주택 건립 주민설명회에 극소수의 주민을 제외하고 대부분 공사 직원이 참석했다"며 설명회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구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수서동 행복주택' 관련 수서청소년 수련관에서 주민설명회를 준비했지만 당시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최근 SH공사 강당에서 설명회를 강행했고 당일 50여 명이 있었다.
강남구 주택과 정한호 과장은 "서울시와 SH공사는 마치 많은 주민이 있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하는 꼼수를 부렸다"면서 "특히나 3.3㎡당 약 1억원을 웃도는 토지에 행복주택 44가구를 짓는 건 경제적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서동 727번지는 KTX 역세권 개발로 교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이 토지를 도로 확장이나 역사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휴식공간 또는 광장 등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서울시는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마련될 행복주택이 청년과 신혼부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수서역사거리 주변의 해당 부지는 당장 주거를 마련하기 힘든 이들에게 직장과 집의 근접한 환경을 실현할 수 있다. 더욱이 행복주택 임대료는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저렴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설명회에 대해 서울시 측은 "당일 주민은 질의자 5명을 포함해 15명 안팎이 자리했고, 또다른 찬성 입장의 주민들의 행사장 입구가 막혀 들어갈 수 없었다. 아울러 실제 부지의 공시지가는 86억원으로 호가 1000억원을 상회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시유지 겸 주차장으로 써왔던 수서동 727번지 땅에 44가구 규모의 행복주택 건립 계획을 세웠만, 줄곧 강남구와의 마찰로 애초 예정한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