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에서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 시장이 급속도록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용관’의 개설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내 유통망이 충분하지 못한 기업들의 소비재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베이징 지부가 26일 내놓은 ‘중국내 B2C 전자상거래와 해외직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내 주요 B2C사이트에 한국전용관이 전혀 없었으나 최근에 중국에서 B2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텐마오(天猫)·징둥(京东)·쑤닝이거우(苏宁易购) 등 3대 사이트가 모두 한국제품 전용관을 개설하고 한국산 소비재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3대 메이저의 중국내 B2C시장 점유율은 80%를 넘어선 상황이다.
B2C분야 2위 업체인 징둥은 올해 3월에 한국관을 개설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징둥은 화장품 판매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며, 식품, 의류, 가방, 영유아용품 등의 판촉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분야 강자들도 한국제품 전용관 운영에 나서고 있다. 수백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쑤닝은 올해 5월에 한국관을 개설해 화장품과 전기밥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전자제품 유통 리더인 궈메이(国美)도 한국관을 개설키로 확정하고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수입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하오디엔(一号店)은 최근 한국관을 개설해 과자, 김, 음료수, 유자차 등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국가관은 한국관 이외에 미국관이 유일하다.
한국 제품만 취급하는 해외직구 전문사이트도 1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타오(蜜淘)는 한국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자칭 ‘한국면세점’이라는 슬로건을 쓸 정도다. 2014년 3월부터 정식 운영되기 시작한 미타오는 설립 초기에 다양하게 외국제품을 취급했었으나, 한국제품에 대한 중국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올해부터는 한국제품(화장품, 의류, 가방, 식품 등) 위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을 신속히 조달하기 위해 한국에 전문 물류창고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한국관의 잇따른 개설은 중국내에 일명 하이타오족(海淘族, 해외 직구족)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타오족 규모는 2014년에 2000만 명에서 올해는 20% 증가한 2400만 명에 달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36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해외직구 금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구 금액은 1500억 위안에 달해 전년 대비 95.6% 급증한데 이어 올해에는 그 규모가 전년 대비 60%가 늘어난 24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가 일반인 입국 시 휴대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온라인을 통한 해외직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용민 무협 베이징 지부장은 “중국내 한국관 개설증가는 해외 직구액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을 보유한 소비재가 많고, 한류로 중국내 소비층이 두터워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면서 “다만, B2C 사이트별로 회비와 수수료 등 입점조건이 까다롭고 신속한 물건 공급을 원하고 있어 치밀한 사전 검토 후 접근하는 전략이 요구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