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이라크전 실수 및 IS 원인 제공 사과"

2015-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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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재임 당시인 2003년 이라크전 참전에서 저질렀던 실수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 방송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방송되는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블레어 전장관이 이와 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인터뷰는 이번주 월요일인 26일 저녁 9시에 방송될 CNN 특별프로그램인 '지옥을 향한 먼 여정: 이라크에서의 미국 Long Road to Hell: America in Iraq'에 앞서 이뤄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우리가 받았던 정보들이 잘못된 데 대해서는 사과를 한다. 왜냐하면 그(사담 후세인)가 광범위하게 화학무기를 사용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방식의 화학무기 프로그램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3년 당시 미국과 영국은 사담 후세인 정부가 대량 살상 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정보 보고 내용을 근거로 미 이라크 전쟁을 감행했지만, 이같은 보고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사담 후세인 정부는 무너졌으며, 이라크 정세는 혼돈에 빠졌다. 그리고 이후에 알카에다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했다. 이 기간 동안 4000여명에 달하는 미국 군인들과 179명에 달하는 영국 군인들이 사망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는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참전 계획에서 빚어진 실수는 물론 이라크 정권 제거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지 못했던 실수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이 현재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게 된 근본적 원인이냐는 질문에 블레어 전 총리는 "일부 진실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2003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한 우리에게 2015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다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레어 전 총리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는다고도 말했으며, 이라크 전쟁이 '전쟁 범죄'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은 당시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의 이라크 참전 경위를 조사한 칠콧 보고서가 오랫동안 지연된 끝에 곧 공개될 조짐을 보이자 블레어가 이런 발언으로 비난을 피할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스터전은 "전 국민이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만, 블레어는 회피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며 칠콧 보고서가 속히 공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의 지시로 6년 전 조사를 시작한 칠콧 진상규명위원회는 보고서 공개 전에 당사자에게 반론할 기회를 줘야 하는 규정 때문에 보고서 공개를 지연해 아직 공개 날짜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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