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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학교 안전공학과 이창준 교수
구미 휴브글로브 불산 사고는 국민들에게 화학 공장 사고의 심각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올해에도 한화 케미칼 폭발 사고, 영천 불산 누출 사고 등 대형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화학 공장이 있는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주고 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화학 공장과 관련된 경영진, 근로자들도 안전 관리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불리고 있는 ‘유해화학물 관리법’과 ‘화학 물질의 등록과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앞두고 단 한 번의 대형 사고가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현실에서 경영진과 근로자들은 화학 공장 내 안전 시스템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은 근로자가 모든 업무 및 사고 발생 시 대응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하도록 독려할 의무가 있다. 대다수 기업의 안전관리는 관에서 수행하는 점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각 회사별로 취급하는 물질이 다르고 공정의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존의 점검만으로 위험요소를 모두 발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경영진은 모든 사내 업무 및 사고 대응 절차를 매뉴얼화 하도록 독려해야 하며, 이를 등급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등급에 따라 매뉴얼 개선 및 교육 주기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점검만으로 찾지 못하는 잠재적 위험요인을 찾을 수 있다.
경영진은 근로자가 안전교육에 성실히 임하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할 의무가 있다. 법률에서 정한 교육만을 이수해서는 안 되며 주기적으로 회사 내 변동 상황과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개별 기업이 하기에 매우 벅찬 일이기 때문에 동종업계 회사끼리 서로 협력한다면 비용과 노력 측면에서 상당한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기본적인 교육 내용과 각 근로자들이 숙지해야 할 매뉴얼에 대한 교육, 이 두 가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근로자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 현재 대부분 근로자들은 안전교육을 매우 지루한 교육, 대충 통과하면 되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기고 있다. 교육 결과를 반드시 인사 고과에 반영하고, 낙제점 이하를 받은 근로자는 그 즉시 현장 업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교육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도 매우 중요하다. 경영진과 근로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어떠한 교육 시스템이 가장 적합할지 의논해야 한다. 근로자는 안전교육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받게 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경영진은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을 제공할 의무를, 근로자는 이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 안전교육은 회사의 특성과 수요를 분석해 얻은 특성화된 내용과 생산 활동 및 사고 발생 시 대응을 포함한 매뉴얼에 대한 교육, 두 가지로 구성돼야 한다. 사내 모든 부서가 합심해 안전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관리, 개선해야 한다. 또한 각 기업의 안전과 관련된 목표 및 현재 상황을 정량화된 지표로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과 그 노력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무사고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야 말로 기업의 이익 창출에 가장 큰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사고의 원동력은 견고한 안전 관리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 하는 경영진과 근로자의 책임 의식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