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하면서 6분기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타격을 입었던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내수가 성장을 이끈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및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책효과가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인만큼, 앞으로의 경기 흐름은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의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은 작년 1분기 1.1%에서 2분기 0.5%로 떨어진 이후 5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은 민간소비다. 2분기에 메르스 여파로 -0.2%를 기록했던 민간소비는 3분기 들어 1.1% 증가했다. 정부의 추경편성에 이어 개별소비세 인하, 8월 임시공휴일 지정 등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정책효과가 컸다.
건설·설비 투자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3분기 건설투자가 4.5%, 설비투자가 2.0%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은 2분기 1.2%에서 3분기 0.1%로 활력이 떨어졌고 수출도 -0.2%로 여전히 부진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화학제품, 선박 탓에 전기 대비 0.2% 줄어들었다.올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로 2분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 회복은 전분기 부진했던 반사효과가 있었고, 메르스 사태 영향에서는 점차 벗어나는 모습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국장은 또 "4분기 GDP 0.9% 성장하면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연 2.7%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는 경기가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외에 미국 금리인상이 복병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현실화 될 경우 경제·금융시장 혼란이 한국 수출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소비진작효과도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역시 대외경기가 어렵고 내수도 급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