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 방문을 앞둔 가운데, 일본 기업들에게 약 2조엔(약 20조 9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현지 천연가스·발전 설비 시설 개발의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오는 28일까지 중앙아시아 5개국(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일주일간 순방을 시작한다. 이번 일정에서 아베 총리는 각국 정상과의 회담을 비롯해 무역상사, 은행, 대학 등 각계 대표자 50인과의 만남을 가진다.
건설업체 JGC 등 5개사는 세계 2위 매장량을 가진 투르크메니스탄 갈키니쉬 가스전 플랜트 건설을 연내 공동 수주할 전망이다. 예상 수주액은 약 1조엔이다. 미쓰비시상사와 미쓰비시 중공업은 천연가스에 포함된 메탄에서 화학 물질을 만드는 플랜트를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 규모는 5000억엔이다.
또 스미토모 상사와 미쓰비시 히타치 파워시스템즈는 400억엔 대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한다. 일본 업체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작업이다. 도요타 통상은 100억엔 대 광통신 인프라 정비 사업에 참가한다. 도시바는 카자흐스탄에 신설되는 원전 수주전에 참가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제 2위의 우라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중앙아시아 진출은 속도가 더뎠다. 중앙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지난 1991년 해체된 구소련 공화국에 포함돼 있었던 만큼 지금까지도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과 상하이협력기구(SCO)를 구성해 경제, 보안 등의 분야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역시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를 통해서도 이들 국가와 함께 인프라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중국과 달리 이들 국가들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했던 일본으로서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에너지 외교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일본 총리의 중앙아시아 방문은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처음이다. 순방 국가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3개국은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방문하는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