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강원도 고성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작별상봉에서 남측 딸 이정숙씨가 북측 아버지 리흥종씨와 작별을 아쉬워하며 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동생 흥옥씨(오른쪽)는 오빠 어깨에 기대어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다㎥. [사진=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오빠, 어떡해… 어떡해…".
하늘도 울고 누이도 울었다.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의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가족들은 기약 없는 생이별을 앞두고 서러움에 복받쳐 눈물만 흘렸다.
아버지 홍종씨를 66년만에 만난 정숙(68)씨는 "아빠, 내가 또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 볼께요. 어떻게 우리가 상상이나 했어요, 아버지가 이렇게 살아 계시는지…" 라며 퉁퉁 부은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무을 닦아냈다.
리 씨는 남측 가족들이 가져온 선물이 너무 많다고, 이렇게 선물을 주고도 형편이 괜찮은지 걱정했다.
손수건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주던 딸은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제 목숨도 드릴 수 있어요." 하고 붉어진 눈시울로 말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열린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마지막상봉에서 북쪽 염진봉(왼쪽)씨가 남쪽 동생 염진례씨와 작별를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어른이 된 조카는 삼촌을 업고 테이블 주위를 한바퀴 돌았다.
"어머니 잘 모셔야 한다"는 당부, "건강하시고 오래 사셔야 다시 만납니다" 하는 약속들이 면회소를 맴돌았다.
가족들은 "조국 통일되는 날 다시 만나는 게 소원입니다" 하며 기약 없는 희망을 서로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