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이통사가 머리를 맞대고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5개월여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끌어모았으나, 이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둔화하고 있는 이통사들의 가입자당 매출액(ARPU)을 끌어 올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란 판단에서다.
더구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이후 단말기 지원금이 줄어 개통 가입자 가운데 고가 ARPU 가입자 비중이 작아진 데다 20% 요금할인 선택제 가입자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지난 11일 기준 SK텔레콤이 500만명, KT가 270만명, LG유플러스가 234만명으로 총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LTE 트래픽 증가는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가입자가 주도하고 있다. LTE 트래픽은 2013년 2분기 4만5315TB에서 올해 2분기 13만1856TB로 2년 만에 3배가량 늘었는데 이 기간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의 트래픽은 1441TB에서 7만569TB로 49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ARPU 증가로 이어져야 매출 증가와 수익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데,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도 불구하고 ARPU 증가세는 크게 둔화하고 있다.
업계는 이동통신 3사 ARPU 증가율이 2014년 5.8%에서 2015년에 1.7%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ARPU 가입자 유입 감소와 20% 요금할인 선택제 도입의 영향도 있으나 무엇보다 현재 이용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매월 부여받은 데이터 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라 데이터 트래픽과 ARPU 상관관계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데이터 이용이 증가해 요금제를 변경해야 하는 압박이 커지는 시기다. 요금제 상향 이 전 단계로 보면 된다"며 "가입자가 데이터 활용에 익숙해지도록 데이터 이용 습관화, 패턴화를 유도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SK텔레콤은 데이터 리필하기와 데이터 선물하기, KT는 밀당(미리 당겨 사용하거나 이월 사용), LG유플러스는 HDTV 전용 데이터 등으로 요금 부담 없이 데이터 이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데이터 쿠폰, 시간대별·장소별·콘텐츠별 구매, 데이터 주고받기 등 2000원에서 2만원선의 다양한 데이터 부가서비스와 출퇴근 시간, 지하철 등 다양한 형태의 부가상품이 ARPU를 늘리는 수단이 되고 있다.
양 연구원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음성 ARPU의 감소를 데이터 ARPU 증가가 커버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매월 제공되는 음성 통화량을 초과 사용해 발생하는 음성 초과 사용 매출액이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내년부터는 데이터 이용량이 늘면서 데이터 ARPU 증가가 음성 ARPU 감소를 만회해 전체 ARPU가 늘어날 것"이며 "고화질 동영상 이용 확대, 비디오 클립 증가 등으로 내년 3분기에 LTE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은 5GB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