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현대증권의 새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었던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이 현대증권 매각 불발과 관련,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21일 김 전 사장은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증권업계라는 궤를 벗어나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 기회가 된다면 업계에 계속 머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제기된 파킹딜(지분 매각 후 되사올 수 있는 권리를 약정한 계약) 및 현대증권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와 현대그룹간 이면계약 의혹, 야쿠자 자금설 등에 부담을 느낀 오릭스PE가 보충 서류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으면서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연기됐다.
이런 이유로 신규 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3차례에 걸쳐 미뤄졌다. 김 전 사장은 "오릭스PE와 손을 맞잡은 것은 순수하게 현대증권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릭스가 인수 포기로 마음을 정한 만큼 새로 꾸린 인수단도 조만간 해산할 예정"이라며 "이번 인수 과정에 참여해 배운 지식이 앞으로 하는 일에 큰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랫동안 몸 담았던 대우증권이 최근 매각 절차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해 7월 대우증권 사장 임기를 8개월 앞둔 상황에서 사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뒷말이 무성했다. 일각에서는 덕장으로 평가받는 그가 구조조정을 실시하라는 산은지주에 총대를 메고 반기를 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김 전 사장은 "전 회사나 증권업계 전반에 대해 왈가왈부 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며 "향후 계획을 특별히 세워놓지는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