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미국 럭셔리 브랜드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 인피니티, 어큐라는 올해 1~9월 미국시장에서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도요타 계열의 렉서스는 24만7445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12.1%가 증가했으며, 혼다 계열의 어큐라는 13만2019대로 전년 대비 10.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닛산 산하의 인피니티도 9만5568대로 12.6%가 늘어나는 실적을 거뒀다.
럭셔리 브랜드는 투자 대비 수익이 높아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제한돼 있고, 뛰어드는 업체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일본 럭셔리 브랜드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크게 두각을 못 나타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러한 상황은 현대·기아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중반에 럭셔리 브랜드를 준비하다가 잠정 보류 중인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럭셔리 브랜드 론칭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의 고급차를 더 비싼 가격에 팔기 위해서는 지금의 ‘현대’ 브랜드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사 관계자는 “현대차는 일본 럭셔리 브랜드가 거둔 성과와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자체적인 럭셔리 브랜드는 계속 검토 중인데, 언제가 적기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