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주 업무보고 지시는 월권행위"…일촉측발 상황 연출

2015-10-18 20:16
  • 글자크기 설정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본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을 통해 '롯데그룹내 업무 보고를 자신에게도 하라고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실에 지시한 것'과 관련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SDJ 정혜원 홍보상무는 18일 "롯데에서 신격호 회장에게 하는 보고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도 해달라는 요청을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실에 했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하게 되면서 보고를 같이 받게 됐다"며 "아직 주말이라 우리에게 보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일부 보도에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총괄회장 보고 내용을 자신들에게도 보고하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만약 이를 요구한다면 일종의 월권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DJ 코퍼레이션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회사"라고 못박고 "이 회사에 롯데 계열사의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경영 정보 유출이 될 수 있으며 법적인 책임까지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상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정을 우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롯데그룹 측의 이런 설명은 그룹이 신 전 부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뿐 아니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업무보고에 신 전 부회장이나 SDJ코퍼레이션 인사들이 배석을 시도할 경우 이들을 배제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의 호텔 롯데 34층 집무실은 신동주·동빈 양측이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 16일 오후 신동빈 회장에게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통보한 뒤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을 배치했다.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카드 키를 받고 우리쪽 인력을 두긴 했지만 기존에 총괄회장 모시던 롯데 쪽 사람들도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신격호 회장 집무실의 관할 문제를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과 롯데그룹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SDJ 코퍼레이션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34층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키를 달라'고 요청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SDJ 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는 "16일 저녁 이후 엘리베이터 카드 키 두 개를 받았다"며 "한 개는 신동주 대표 것이고 한 개는 실무진 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카드 키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을 앞세워 갑자기 호텔 엘리베이터 키를 요청한 것은 신 전 부회장이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총괄회장의 신변이나 보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 대한 업무보고 불가 의지를 밝혀놓은 것"이라며 "실제로 신 전 부회장 측이 업무보고 배석하려 한다면 그때 가서 구체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말해 경찰 출동 등 일촉즉발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