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3년만에 결별한 넥슨과 엔씨는 지분 매각에 따른 파장을 조기에 수습하고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이 보유했던 엔씨 지분 15.08%, 330만6897주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을 통해 지난 16일 모두 매각됐다. 현재까지 공개된 매입 주체는 김택진 엔씨 대표로 약 2%에 해당하는 자사 주식 44만주를 다시 사들였다. 나머지 13.08%의 경우, 넥슨이 모건스탠리라는 전문 주관사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특정 기업에 대규모로 넘어갔을 가능성 보다는 다수에게 분산 매각됐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6월, 넥슨이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 지분을 인수한 후 시작된 양사의 ‘동거’는 비교적 무난한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협력 실패와 경영권 분쟁, 이로 인한 갈등 증폭과 산업 혼란 등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매각 이후 양사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넥슨은 공식 자료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예상대로 협력이 진행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엔씨와 앞으로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측 역시 “넥슨과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 가는 두 기둥으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남은 과제는 ‘투자’와 ‘성장’이다. 특히 넥슨의 경우 엔씨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6050억원의 자금을 어디에 투자할지가 관심사다.
넥슨측은 “미래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기회에 투자해 실적을 극대화하고 주주 환원에 노력할 것”이라는 기본 입장만을 밝혔지만, 모바일 사업 강화를 수차례 강조한만큼 신규 개발사 인수와 라인업 확대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매입 금액인 8046억원에 비해 이번 매각 대금(6051억원)이 2000억원 정도 적지만 환율 차이로 오히려 62억엔(587억원)의 차익을 거둔 점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가늠케 한다.
엔씨소프트는 향후 실적이 관건이다. 넥슨 결별 이후 오히려 실적이 악화된다면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 역시 추가로 2%를 매입, 12%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경영권 강화에 나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동거는 결국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라며 “두 기업이 이름값에 걸맞는 역할과 성과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