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가끔은 박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 그것이 미국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나, 한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기를 미국은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원한다"며 "한국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다고 해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등을 계기로 미국 조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하고, 한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교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양 정상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는 것을 원한다는 점"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를 한다면 한국은 미국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후 국제규범과 국제법에 의해 많은 혜택을 봤고, 그러한 법과 규범이 약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법을 무시하고 원하는대로 한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한미동맹 관계의 굳건함을 강조,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안보동맹과 경제동맹을 넘어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아태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역에 걸쳐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이며 한국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목표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 박 대통령은 "8.25 합의는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고, 또 도발하면 보상하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라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 우리의 대북정책 기조는 바뀔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정부는 8.25 합의를 원만히 이행함으로써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실천하고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살려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한미일 3자 협력을 바탕으로 5자 공조를 더욱 공고히하며 중국 등과의 협의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과 북핵 문제의 차이점에 대해 "이란과 북한이 다른 점이라고 하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의지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있게 나온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적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북한의 김정은이 대북 제재의 해제와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거나 비핵화에 대한 진정어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는 대화의 테이블에 바로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과거 협정을 깬 역사를 갖고 있고,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이란처럼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고립의 심화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두 정상은 한반도의 당면 현안을 넘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향후 한반도 상황 전개와 평화통일 과정에서 상호 조율된 대북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평화통일 여건 조성을 위한 한미고위급 전략협의를 심화키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 "이미 높은 수준의 FTA(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한미 양국은 TPP에서도 자연스러운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TPP 협상이 타결된 만큼 양국은 우리의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