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맞춤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상품화할 계획입니다. 내년에 기업지배구조지수 및 총수익지수 등 다양한 상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예정입니다."
이규연(사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년 글로벌 ETF 콘퍼런스'에서, 단독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이 자리에서 내년을 'ETF 제2의 도약의 해'로 삼고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규제 완화를 통해 보다 다양한 ETF가 거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기관 및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ETF를 만들어 상품화하겠다는 게 이 상무의 계획이다. 투자자들의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이 상무는 "레버리지 인버스·섹터 레버리지 ETF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며, 최근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바이오 ETF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회사형 ETF를 도입해 배당소득세 없이 해외지수형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신탁형 ETF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종합과세 대상이 됐다.
더불어 거래소가 글로벌 ETF 라인업을 구축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개발국 시장대표 ETP(ETF+ETN) 상품을 만들 생각이다.
또 자산운용사의 입장을 고려해, ETF 상장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도록 상장심시기간을 기존 45일에서 20일로 대폭 줄인다. 투자자를 위해서는 ETF 비교공시 시스템을 만들어 상품의 특성 및 위험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외 ETF 괴리율을 줄이기 위한 개선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중국 본토 ETF 괴리율이 지적된 만큼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매시간 가격을 재평가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상무는 "괴리율은 중국과 우리 시장의 개장과 폐장시간 간극, 우리 유동성공급자(LP)의 중국 주식 및 선물에 대한 떨어지는 접근성 때문"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수시로 재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괴리율 평가 비중도 현재 10점에서 20점으로 2배 상향하고, 상장 심사 시에도 괴리율에 대해 더 엄격하게 평가할 계획이다. 국내 ETF시장은 2002년 개설 후 10월 현재까지 60배 이상 성장했으나, 최근 몇년 간 박스권 장세로 성장이 주춤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ETF를 만들 계획이고, 내년에 도입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앞으로 퇴직연금 등 연기금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ETF 난립에 대한 규제 지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ETF의 경우 주식과 달리 유동성을 공급하는 LP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선택을 못 받을 경우 자연스레 상장 폐지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상무는 "운용사 입장에서 해당 ETF가 시장 선택을 못 받는다고 생각되면 유지비용을 고려해 스스로 상폐를 할 것"이라며 "잠시 거래가 준다고 강제 상폐를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