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내년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넷플릭스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규모의 방송국을 지향하는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6900만명(10월 현재)에 이른다. 이 중 미국 국내 가입자가 4200만명으로 약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국내 가입자 수 증가율은 정체된 상태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 일본에 진출해 아시아의 교두보로 삼고, 한국, 중국, 인도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 넷플릭스 CEO는 글로벌 채널을 지향하기 위해 북미지역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총망라하는 성장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공략은 '장기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어떤 형태로 시장에 진출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계관계자는 15일 “SK브로드밴드와 제휴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앱이나 리모콘에 넷플릭스 전용 버튼을 추가하고 모바일 서비스도 병행하기 위해 SK텔레콤과도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일본에 진출하면서 소프트뱅크와 제휴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의 인터넷TV에 서비스를 탑재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리드 헤이스팅 넷플릭스 CEO는 일본 시장 진출과 관련해 “우리는 적극적인 가격공세와 함께 로컬 콘텐츠를 두루 갖추고, 일본 국내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일본 시장 공략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 공략도 장기적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이기 때문에 국내 콘텐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일본 시장에서도 콘텐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방송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일본 콘텐츠 제작업체에게 통상적인 거래 가격의 10배를 제시하면서 판매를 요구해 가격파괴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 성공할까
넷플릭스의 한국시장 성공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처럼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한국은 미국과 달리 유료방송인 케이블이나 IPTV가 저렴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넷플릭스가 성공한 국가는 콘텐츠 제작 업체가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국가들"이라면서 "로컬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성공은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부분의 국내 방송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은 시청 요금이 무료인데다 이통3사가 제공하는 IPTV 등의 콘텐츠도 풍부하다. 특히 IPTV의 경우 미국 드라마 등 해외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에 대항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국내 방송 사정으로 인해 넷플릭스가 국내 업체들과 전혀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지 못할 경우 가입자 획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