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션코스 1번홀 티잉그라운드쪽에서 그린쪽을 바라본 전경. 페어웨이 왼편의 큼지막한 모래밭은 이번 대회에서 '벙커'가 아니라 '스루 더 그린'으로 간주된다. [사진=스카이72 홈페이지]
미국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리는 스카이72GC 오션코스는 독특한 데가 있다.
1, 4번홀(이상 파4)은 페어웨이 왼편이 쭉 모래밭이고, 17번홀(파3)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및 그린 뒤편을 빼고는 역시 모래밭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로컬룰로써 세 홀을 규정했다. 1,4번홀 페어웨이 왼편 모래밭은 해저드가 아니라, ‘스루 더 그린’으로 규정했다. 볼이 그 곳에 멈추면 벙커가 아니기 때문에 클럽헤드를 바닥에 댈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 프로들이라 그런지 15일 열린 대회 첫날 이 곳에 볼을 떨어뜨린 선수는 많지 않았다. 미셸 위(나이키)의 1번홀 티샷이 풀이 되며 왼편 모래밭쪽으로 갔으나 모래밭을 지나 억새풀이 심어진 곳에 멈췄다. 물론 미셸 위의 볼이 모래밭에 멈춰도 그는 치기 전에 클럽헤드를 모래에 댈 수 있다.
17번홀 모래밭은 그러나 원래대로 해저드(벙커)로 간주된다. 티샷이 그린에 못미치거나 그린 좌우로 빗나가 모래밭으로 들어가면 벙커 처리를 해야 한다. 벙커샷을 하기 전이나 백스윙 때 클럽헤드를 지면에 대면 2벌타가 따른다.
이 골프장은 5번홀(파5)과 13번홀(파5), 13번홀과 14번홀(파4)이 인접해 있다. 5번홀과 13번홀 티샷을 인접홀 페어웨이로 하면 지름길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장타자들은 2온도 노릴 수 있다. 몇 년전 이 대회에서 청야니(대만)가 13번홀 티샷을 14번홀페어웨이쪽으로 날려 짧은 거리에서 그린을 공략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물론 13번홀과 14번홀 사이에 OB 말뚝이 없었다.
그래서 미국LPGA투어 경기위원회에서는 5번홀과 13번홀, 13번홀과 14번홀 사이에 하얀 말뚝을 꼽았다. 그런데 이 말뚝이 모두 OB 말뚝은 아니다.
5번홀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 5번홀과 13번홀 사이에 꼽힌 흰 말뚝은 OB 말뚝이다. 13번홀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 13번홀과 14번홀에 꼽힌 흰 말뚝 역시 OB 말뚝이다. 청야니처럼 일부러 인접홀로 날려 지름길을 택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 반면 13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5번홀쪽으로 갈 경우 두 홀의 경계를 이룬 이 흰 말뚝은 OB말뚝이 아니라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규칙 24-2)로 간주된다. 흰 말뚝이 스탠스를 취하거나 샷을 하는데 방해가 될 경우 구제받을 수 있다.
14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오른편 경계를 넘어 13번홀쪽으로 갈 경우에도 두 홀의 경계선에 박힌 흰 말뚝은 장애물로 간주된다.
요컨대 흰 말뚝이라도 홀에 따라 OB 말뚝이 되기고 하고,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게끔 코스 셋업을 한 것이다. 경기위원회의 세심한 코스 셋업, 웬만하면 OB 말뚝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두 가지 로컬룰을 알고 경기를 관전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오션코스 17번홀(파3).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사이에 있는 모래밭은 이번 대회에서 원래대로 벙커로 정의됐다. 따라서 선수들은 볼이 이 곳에 멈출 경우 샷을 하기 전에 클럽헤드를 바닥에 대면 안된다. [사진=스카이72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