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문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 나사 우주센터 방문이다. 앞서 박 대통령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5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한 바 있다.
센터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위성로봇시험실에서 친한파 인사로 암투병 중인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와 "말씀을 많이 들었다"면서 인사했다. 유미 호건 여사는 "센터가 메릴랜드주에 위치해 (주지사를 대신해) 제가 대통령을 환영하러 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녀 우주비행사인 스콧 알먼·케이디 콜먼씨와 인사를 한 뒤 크리스토퍼 스콜리즈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장으로부터 센터에 대한 간략한 브리핑을 들었다.
이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 스콧 켈리씨로부터 "박 대통령님의 나사 방문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지난 3월부터 1년 체류를 계획으로 ISS에서 무중력 생활을 하고 있는 켈리씨의 이 메시지는 미리 녹화된 것으로 박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55인치 울트라HD 패널을 통해 시청했다.
애초 박 대통령은 우주인과 실시간 영상통화를 할 계획이었으나 ISS와 우주센터간 교신 가능시간이 하루에 30분밖에 되지 않는데다 박 대통령 방문 시간과 맞지 않아 사전 녹화 메시지로 대체됐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주센터 관계자로부터 나사의 화성 및 달 탐사 현황 등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했다. 이어 스콜리즈 우주센터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한국과 나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전시 부스를 방문해 브리핑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후 벤자민 리드 위성로봇연구사업 부단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위성로봇연구실로 이동, 무인 위성 정비 급유 로봇과 소행성 포획시설 등을 시찰했다. 이어 제어 모니터 앞에 앉아 브라이언 로버츠 연구위원이 보조하는 가운데 위성로봇 조종을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이후 스콜리즈 센터장에게 우주기술 신산업 전략, 우주개발 및 달탐사, 위성로봇 등과 관련해 특유의 깨알질문을 연거푸 다섯차례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운석뿐 아니라 우주 잔해물 처리도 가능하냐", "우주 공간에서 연료를 주입하는 것은 고단위 기술로 생각되는데 어떤 것이 핵심기술인가", "양국이 평화적 우주개발에 협력한다면 한국과 어떤 부분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박 대통령은 또 "우주기술 신산업은 고용창출 잠재력이 크다"면서 "난이도도 크고 성공리스크도 크다. 산업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데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스콜리즈 센터장은 "산업체와 함께 하면서 기술이전을 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기술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콜리즈 센터장은 "한국인도 우주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자주 교류해 우주개발을 위한 도전정신을 함께 키워나갔으면 한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우리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고다드 센터는 미국의 우주 개발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면서 "우주개발의 꿈을 실현시키는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이곳 방문을 뜻깊게 생각한다. 양국간 우주 협력을 한단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는 짧지만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11번째 스페이스클럽 가입국이 됐다"면서 "그동안 축적된 바탕으로 2020년까지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무인 달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달 탐사에 대한 한미간 협력이 확대되고 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확대돼 우주 자원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스콜리즈 센터장은 "한국과 함께 협력하게 돼 기쁘고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고다드 우주센터 방문에 대해 "한미 양국이 우주협력을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New Frontier·뉴프런티어)으로 추진하는 의미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워싱턴DC에서 북동쪽으로 10㎞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고다드 우주센터는 지구관측, 천문 및 태양계 관측 등을 위한 위성·비행체 개발·운영을 위해 1959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센터로 3천200여명의 정규직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