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방미 첫 일정으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기념비에 헌화했고, 이날 행사에 초청된 미국 해군 예비역 소장인 로버트 루니 제독과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 대령을 만났다.
루니 제독은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해 1만4천여명의 피난민을 구한 미국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1등 항해사였고, 알몬드 장군은 흥남철수 작전시 피난민 승선 결단을 내려 북한에 있던 주민 10만여명을 탈출시킨 인물이다.
특히 흥남철수 작전은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면서 재조명을 받았고, 루니 제독은 지난 6월 미국 연방의회 오리엔테이션 영화관에서 열린 국제시장 특별상영회에 참석, '한국판 쉰들러'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루니 제독과 인사하면서 "당신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어 루니 제독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건네받은 뒤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당신 덕분에 오늘날 살아있다.(Countless Koreans are alive today thanks to you)"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퍼거슨 대령에게도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등 흥남철수 작전을 도운 영웅의 후손에게도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루니 제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진정한 영웅은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집과 마을을 떠난 한국인들"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한국인을 도운 것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이 이룬 것과 한미 관계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흥남부두를 통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었고, (피난민들은) 우리 배를 타야 했다. 우리 배는 난민들을 신고 흥남을 떠나는 마지막 배였다"며 "우리는 한국말을 잘못했고, 그들(한국인)은 영어를 잘 못했다. 그래도 기억나는 단어는 '빨리빨리'다. 그렇게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실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퍼거슨 대령은 "해군의 도움을 받아 피난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고자 한 외할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영화 '국제시장'을 세번 봤다. 내가 한국 영화계에 영향력이 있다면 주연배우에게 아카데미 주연상을 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