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국내 최초로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상을 받은 현대차의 ‘메시지 투 스페이스’ 제작 과정을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제 19회 ‘칸 국제광고제 서울 페스티벌’에서 하의성 이노션 넥스트캠페인 1팀 차장이 ‘뱅뱅사거리에서 우주정거장까지’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하의성 차장은 “이 캠페인을 처음 보여드리고 나면, 많은 분이 ‘진짜예요?’라고 묻는다. 나사와 협의 사항 때문에 상세히 다 밝히진 못하지만 모두 진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에 나오는 위성사진과 아빠의 사진은 실제 우주에서 찍은 사진이다. 운이 좋게 좋은 사진을 건져서 고민했지만 그대로 사용했다. 또 아빠의 통화 목소리가 건조해서 저희도 약간 실망했는데, 아빠가 녹음이 된다고 한 뒤 긴장해서 어색하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맡게 된 과정도 드라마 같다. 2013년 말 1차 국내 중소대행사 경쟁 프리젠테이션이 열렸고, 2014년 초 2차 해외 광고대행사 경쟁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됐지만 모두 광고주를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이노션으로 광고 제의가 넘어왔고, 지난해 이노션 내부에서 5개 팀이 경쟁을 통해 넥스트캠페인 1팀이 이를 맡게됐다.
처음 현대차가 제안한 광고의 콘셉트는 △글로벌 소비자에게 라이프타임 파트너의 이미지를 공감시키고 △브랜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캠페인 △글로벌 메이저 언론 기사화 유도 △유튜브 조회수 1200만건 이상 기록 △세계 유명 광고제에서 수상할 수 있는 빅 아이디어 라고 한다.
이에 이노션은 사랑하는 사람과 물리적 거리 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까지 가깝게 연결해 주는 현대자동차의 개념을 정의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아예 닿을 수 없는 사람을 자동차로 연결하는 아이디어가 탄생했고, 우주비행사라는 소재가 탄생했다.
[영상=유튜브 현대월드와이드]
하의성 차장은 “불가능은 없다는 믿음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과정이었다”면서 “우주비행사 가족을 섭외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SA(유럽우주기구), 나사, 러시아로스코스모스 등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섭외가 어려워 이노션은 포기할 뻔 했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연락을 시도하고 구글링을 통해 휴스턴의 스테파니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장소를 섭외하고, 위성사진 업체를 계약하고, 나사와 법적 협의 등을 통해 광고를 제작하게 됐다.
많은 어려움 끝에 제작한 ‘메시지 투 스페이스’는 올해 칸 라이언즈 3개 부문에서 동상을 받고, 국제광고제에서 29개의 본상을 받았다. 또 유튜브 조회수는 6900만 조회수를 기록해 역대 자동차 광고 중 2위를 달성했다.
하 차장은 “현대차 내부에서도 광고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 케어링(caring)을 주제로 2차 캠페인도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