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이 최근 타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 여론에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 총수이자 민간 경제단체의 수장으로서 좁은 식견을 버리고 국가경제의 이익 최대화라는 큰 틀에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PP 타결소식에 사방에서 이번에 창설 멤버국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두고 마치 전세계 무역의 40%에 가까운 시장을 놓친 것처럼 비난한다. Everybody(모든 분들)께서는 calm down(진정) 하시고 쿨하게 상황을 보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에 (TPP)에 참여 안했다고 마치 거대시장을 놓쳐버린 것으로 표현하는 건 옳지않다. 어차피 지금부터 각 나라가 자국의 비준을 받고 효력이 발생하려면 1~2년은 걸려야하고, 그동안에 협상해서 참여하면 될 일이다”며 “조건이 나빠진다고? 그럼 처음에 들어갔으면 ‘한국을 환영합니다(Welcome Korea!!)’라고 환영사를 받으며 보무당당히 그냥 참여 할수 있는 조건들이었을까?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본, 미국이 TPP 가입 대가로 우리에게 원하는 것들은 받아주기가 매우, 꽤, 상당히, 무척 곤란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때 다 갖지 못한 것들을 ‘흠 TPP 들어오시겠다고요? 그럼 지난번에 우리가 양보해 드린 거 내놓으시죠!’ 하는 것들이 있다. 그걸 내주면 가만들 있겠는가?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해도 괜찮다 했을 것인가?”라며 “게다가 우리에게 일본은 가뜩이나 우리가 파는 것보다 사오는 게 훨씬 많아 짜증나는데 우리 시장을 더 열어 줄 것인가? 우리가 일본에서 얻을 관세절하는 조금이고 우리의 기계, 부품, 자동차 시장은 무차별로 일본의 공격을 받게 된다. 얼마 안 되는 관세절하를 받고 나서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일본의 비관세장벽은 그래도 철옹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며 한·중 FTA를 미루고, TPP부터 추진했다면 아마 지금쯤 몇 배 더 사방에서 혼내자고 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미 TPP내 여러 나라와 이미 FTA를 맺고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얻는 것과 비교하면, 미일의 추가 요구를 받아 협상하는 것보다 한중 FTA는 당연히 우선순위의 위에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불리해지는 예로 보면 중간재로서의 섬유산업에 불리해진 것은 맞다. 그러나 일부의 예를 들어 전체를 일반화 하는 것도 문제고, 협상의 내면을 보지않고 무조건 한시점에서 비난을 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의 TPP 가입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몇달전 미국 상의에서 ‘지금은 곤란하다’는 뜻의 발언을 바로 해버린 것도 마찬가지 배경이다. 한·미 FTA때 덜받은 양보를 더 받아야하니 지금은 들어오지 말라는 뜻인 셈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들어갈 수 있는 협정을 판단 잘못으로 안들어간 것처럼 비난한다”며 “좀더 냉정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