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중국, 유럽에 이어 미국 출장에 나선다.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현지에서 미국 정‧재계 인사를 만나본 후 SK그룹 계열사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번 일정에는 유정준 SK E&S 사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에선 SK이노베이션, SK E&S, SK건설 등이 비전통 자원(셰일가스‧오일 등) 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고 신규 북미 셰일자산 투자도 검토 중이라, 최 회장이 새로운 결단으로 자원경영에 드라이브를 걸지 주목된다.
SK는 선대 최종현 회장 때부터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자원 확보가 국가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 아래 에너지 기업으로서 자원 개발을 큰 과제로 인식해왔다.
선대 회장은 1982년 ‘자원 기획실’을 설치하고 첫 프로젝트로 ‘석유개발 사업’을 발표했다. 이후 “회사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 사업에 투자해야 하고 실패해도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선 안 된다. 석유개발사업이란 본래 1~2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10~20년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러한 의지를 이어받아 최 회장도 2004년 초 석유개발 사업을 석유 개발사업부로 승격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이에 2004년 1월 10개국 15개 광구에서 사업을 진행했던 SK이노베이션은 올 6월말 기준 14개국 21개 광구 및 4개 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에서 활발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 2곳을 인수해 셰일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동시에 국내 기업 중 셰일가스·오일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인근 지역으로 생산광구를 확대해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하는 ‘US 인사이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유가 하락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진 북미 셰일 광구 매물을 추가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 E&S도 지난해 9월 미국 콘티넨탈리소스로부터 약 3억6000만달러에 현지 셰일가스전 지분 49.9%를 인수하며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미국 프리포트 LNG와 천연가스 액화서비스 계약을 체결해 연간 220만t 규모의 셰일가스를 도입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SK건설은 캐나다의 오일샌드를 채굴하는 ‘포트힐스오일샌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북미 비전통 에너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SK건설은 공사규모만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자원개발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에 오르며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