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한다. 류윈산 상무위원은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겸임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공산당 서열 5위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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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윈산 어떤 인물?
1947년생인 류 서기는 관영 신화통신의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주재기자 출신이다. 네이멍구자치구 당위원회 선전부를 거쳤으며 1993년 베이징 중앙무대로 진출했다. 당시 그가 맡은 직책은 중앙선전부 부부장(차관급)이었다. 선전부 부부장으로 9년을 근무한 후 2002년 중앙선전부장(장관급)으로 영전했다. 2012년까지 10년동안 선전부장직을 유지했다. 그리고 2012년 11월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서기처 서기 겸 상무위원에 올라섰다.
그가 상무위원으로서 관장하는 업무 역시 이데올로기와 언론, 인터넷관리 등 선전분야다. 서방세계에서 주로 비판하는 언론통제, 인터넷통제 등을 지휘하는 최고위직 인물이다. 그는 경력에서 보듯 줄곧 선전분야를 총괄한 탓에 중국의 '언론차르'로도 불린다. 공산당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사회여론의 분열을 막고, 경우에 따라서는 강한 언론통제를 가하는 중국 최고의 '선전기술자'인 셈이다.
◆대북 협상창구 급부상
류 서기가 줄곧 근무했던 중앙선전부는 국무원 소속이 아닌 중국공산당 산하 조직이다. 그는 줄곧 당에서만 근무해왔으며, 현재의 직함 역시 공산당 상무위원 겸 공산당 서기처 서기다. 공산당 조직과 공산당 이데올로기에 가장 정통해 있는 국가지도자로 볼 수 있다.
직함상으로나 경력상으로나 현재 중국공산당 상무위원회 7인 중 북한과 소통에 나서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어에 능통하며 북한에 대해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상무위원으로 거론되는 장더장(張德江)은 현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입법부인 전인대를 이끌고 있기에 장더장 위원장은 대북창구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나서기는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으며, 위정성(俞正聲) 중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등 상무위원 역시 각기 맡은 업무상 대북창구로 나서기가 적절치 않다. 현재 시점에서 중국이 '상무위원 방북 카드'로 내세우기에는 류 서기가 적임자인 셈이다.
◆최룡해 카운터파트 나서기도
실제 류 서기는 2012년 11월 정치국 상무위원에 등극한 이후 대북 협상파트너로 활약해 왔다. 그는 과거 2007년 10월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선전부장이던 류 서기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했다. 지재룡 당시 국제부 부부장(현 주중 북한대사)과 장성택 등이 배석했었다.
이후 류 서기는 2013년 5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당시 총정치국장과의 협상테이블에 나섰다. 류 서기는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의 친선협조관계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면적으로 확대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며, 회담 이후 북한 특사단을 환영하는 연회를 열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류 서기를 만난 다음날 시진핑 주석을 면담한 후 곧바로 귀국했었다.
지난해 12월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3주기 추도식에 대표로 참석한 인사도 류 서기였다. 국내외 언론은 상무위원급 인사가 추도행사에 참석한 점에 대해 양국관계 호전가능성이 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당대당 관계획복이 최대임무
대표적인 당내 인사인 류서기의 이번 방북은 중국이 북한과의 전통적인 당대 당 관계, 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류 서기의 방북성과를 차치하고라도, 4년만에 이뤄지는 중국공산당 상무위원의 방북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것.
자연스레 류 서기는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일부 관측통들은 양측이 이번 만남에서 사실상 끊기다시피 한 고위급 인사 교류의 정상화 방안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도 협상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게 중국과 북한이 최근까지도 장거리 로켓 발사를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로켓 발사 연기'와 '상무위원 방북'을 주고받기식으로 타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북핵문제와 동북아정세문제가 당연히 주요 의제로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