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라이벌' 한화-LG, 태양광도 격돌

2015-10-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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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한화]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석유화학 라이벌인 한화, LG가 차세대 먹거리 태양광을 두고 격돌한다.

아직 시장 점유율이나 규모 면에선 한화가 압도적이지만 LG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 다크호스로 성장하고 있다.

한화, LG 모두 오너일가가 나서 태양광을 중점 육성 중이라 향후 증설투자를 지속하며 경쟁이 불붙을 공산이 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화학 계열사를 인수해 LG화학과 국내 선두를 다투게 된 한화는 역으로 태양광 사업에서 LG전자와 LG CNS로부터 추격을 받고 있다.

기술면에선 LG전자가 벌써 한화 못지않은 평가를 받는다. 올해 독일 인터솔라 전시회에서 두 업체가 나란히 참가해 LG전자가 세계 최고 효율의 태양광 모듈(네온2)로 본상을 수상했다.

이어 최근 열린 독일 태양광 산업 대전에선 업계 관계자들의 온라인 투표 지지를 받아 한화가 모듈제조 혁신상을 수상, 강자의 면모를 만회했다.

시장성에선 한화가 셀‧모듈 부문 세계 최고의 생산원가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셀은 올해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으로 3.28GW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세계 1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조금씩 간극을 좁히는 중이다. 경북 구미 모듈 공장에 최근 1639억원을 투자해 연말 900M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글로벌 모듈 톱10의 생산능력이 2GW을 넘는 수준이라 아직 거리가 있다.

LG전자가 주력하는 N타입 모듈은 미국 썬파워 등 극히 일부 업체만 생산한다. 제품의 효율은 높지만 가격이 비싸 글로벌 시장 비중이 한자리 수에 불과하다.

현재 세계 시장 주력인 P타입만 생산하는 한화도 한때 N타입 진출을 검토했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개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전자가 규모의 경제를 확대해 추격이 가능하지만, 한화 역시 충북 음성 모듈공장을 2배로 키우는 등 추가 투자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시장 영역에선 서로 침범하는 모양새다. 한화가 주력하는 미국, 일본 시장에서 LG도 최근 실적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보레고솔라시스템에 135㎿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LG CNS는 미국 소네딕스가 추진하는 일본 오이타현 33MW급 태양광 발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여기에 LG전자 N타입 모듈이 사용된다. LG CNS는 이전 43MW급 시공 실적을 포함해 일본 태양광 발전 부문, 한국 기업 중 최대 실적을 올리며 성장하고 있다.

일본은 한화큐셀이 모듈 점유율 30%를 초과해 출하량이 선두를 달리는 시장이다. 미국 역시 한화큐셀이 업계 최대규모인 1.5GW 단일 최대 모듈 공급계약 등 수주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LG전자와 한화큐셀은 최근 시장 확대 방침을 세우고 각각 주력했던 주택용과 산업용 시장을 넘어 서로의 영역에 진출·확대하는 양상이다.

한화, LG 모두 태양광은 오너일가가 공을 들이는 사업이라, 향후 석유화학처럼 몸집을 키워 치열하게 경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뚝심경영으로 태양광을 지원해왔고, 장남인 김동관 상무가 한화큐셀에 몸담아 후계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LG전자도 구본준 부회장이 태양광의 장기적인 불황에도 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으로서도 주축인 LG전자의 휴대폰, 가전사업 등이 최근 부진해 태양광 신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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