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창조 일자리 박람회 ‘북적북적’...2프로 부족 지적도

2015-10-03 15:38
  • 글자크기 설정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 일자리 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채용공고 게시대를 보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윤정훈 기자 = “막상 취업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니 막막했었는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떨렸지만 실제 면접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앳된 얼굴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한 청년 구직자 이승호씨(24)가 지난 2일 정부와 국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해 한 중소기업의 면접을 보고나온 뒤 전한 말이다.
이날 일자리 박람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은 취업을 향한 청년 구직자들의 간절함으로 뒤덮였다.

정부가 ‘3500명 현장 직접 채용’이라는 솔깃한 문구를 내걸자 너나 할 것 없이 정장을 입고 면접 준비를 마친 청년 구직자들은 개막 전부터 박람회장에 속속 모여들었다. 이는 오늘날의 청년 실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달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대기업을 포함한 211개의 기업이 참가해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부와 기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구직자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박람회 참가를 위해 일찌감치 경기도 광주에서 올라온 김민지(여·23)씨는 “글로만 보는게 아니라 직접 원하는 IT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설명과 조언을 듣게 돼 막연한 취업 계획이 구체화되는 기분”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미처 몰랐던 중소기업과 직종에 대해 알게 된 점도 유익했다”고 전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나름대로 선방한 행사”라며 박람회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조기현 삼양발브 종합메이커 인사팀 과장은 “8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10여명이 이력서를 냈고, 이 중 6명에 대한 채용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보통 채용 박람회를 가더라도 20여명 정도가 오는데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순현 메인테크플랜트 구매팀 대리는 “4명정도 채용 예정인데 사람도 많고, 지원자도 많았다”면서 “오늘 9명 정도 지원서를 눈여겨보고 있다. 취업박람회 중에서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고용센터의 김수정 취업지원과 주무관은 “아무래도 홍보를 위해 대기업과 대기업 협력회사가 많이 참석했다”면서 “다음번에는 중소기업들이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중심의 박람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 20만 플러스 창조 일자리 박람회’에서 사전등록 참가자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도 박람회장 곳곳에서 포착됐다.

구직자들은 ‘211개 기업의 3500명 직접 채용’이라는 주최측의 호언장담을 믿고 왔으나, 실제 현장에 와보니 직접 채용으로 이어지는 기업은 극소수였으며,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항공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A(27)씨는 “면접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없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1지망부터 5지망까지 기업을 선택해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준비했는데, 채용 안내만 받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이날 박람회에 한진그룹과 CJ그룹이 대거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한항공과 CJ그룹의 채용에 관심이 있는 청년 구직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박람회에 참가한 한진그룹 계열사 10개 중 실제 채용에 연결되는 면접을 진행한 곳은 에어코리아와 칼호텔 단 두 곳뿐이어서 구직자들의 취업 갈증을 풀어주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다음주 300여명의 객실여승무원 서류접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지원을 위해 방문한 취준생만 1000여명이 넘었지만 단편적인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것 외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박람회에 참가했지만 채용규모와 시기도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대한항공 승무원 채용을 준비하는 B(25·여)씨는 “인사팀 담당자 얼굴을 익히고, 혹시 면접에서 보면 도움이 될까하는 심정에서 오긴 왔는데, 역시나 대부분 아는 내용의 정보만 되풀이해 큰 소득은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