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포스코에서 떠나는 ‘포스코플랜텍’

2015-09-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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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실적 부진 및 특혜 인수 의혹으로 포스코그룹의 발목을 잡았던 포스코플랜텍이 5년 만에 ‘포스코 패밀리’ 둥지를 떠난다.

포스코플랜텍은 한국산업은행을 주 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대주주인 포스코와 워크아웃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채권단은 부실 채권에 대해 향후 4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포스코플랜텍은 울산 공장 등에 대한 자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며, 포스코는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프로젝트 발주를 지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상실함에 따라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1982년 제철정비로 설립돼 성진기계, 포철산기에서 성진지오텍으로 이름을 바꾼 후 2010년 포스코에 1592억원에 인수됐으며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통합해 현재의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의 제철소 및 제강공장 공사에 참여하며 철강 및 비철금속 설비 설치 및 공장 건설 등에서 특화를 이뤄낸 포스코플랜텍은 화공, 에너지 해양모듈, 물류 등 중공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종합 중공업 업체다.

특히,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할 당시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로 인해 철강재의 안정적인 판로가 보장되는 완성품 부문 플랜트 업체를 필요로 할 때였다. 또한 2010년을 전후로 불어닥친 고유가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해저 자원개발에 대한 수요가 활발히 전개돼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증했는데, 포스코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플랜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했다.

더불어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대우엔지니어링과 연계해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인수 직후 상황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반짝 떠올랐던 해양 플랜트 시장이 단기간에 위축되면서 수주 물량이 급감했고, 수주한 물량도 제작에도 빠듯한 저가로 따낸 것인데다가 그나마도 완공 후에야 대금의 대부분을 받을 수 있는 헤비테일 방식의 결제방식을 감내해야 했다. 여기에 공사기간이 예정대로 끝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하면서 인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배상금까지 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회사가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포스코가 수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나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인수 때부터 제기해 온 고가 인수 논란은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부추겼다.

결국 포스코는 지난 5월 산은에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

5년 만에 포스코 그룹에서 빠져 나오는 포스코플랜텍은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당장 회사 자금사정이 워낙 어려운 데다가 플랜트 업황도 좋지않아 생존을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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