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초이노믹스-상] 최 부총리 '교육개혁 나몰라라'…경제 논리·방향성 실종

2015-10-0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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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4대 개혁의 서막…대학구조조정 지원 여론 잠재우기

한국경제 키포인트 4분기 행보 실종…박근혜 정부 4년차 경제구상도 깜깜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4대 구조개혁이 ‘교육’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교육개혁에 대한 부처 간 이견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초이노믹스'도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개혁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의 기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기획재정부는 ‘교육개혁’ 얘기만 나오면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노동개혁도 쉽지 않은 판국에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떠안기 싫다는 내색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0월 중 교육개혁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황우여 부총리를 겨냥해 정면으로 화살을 날렸다.

최 부총리가 이전까지 교육개혁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점에 비춰 이날 발언의 강도는 기재부가 교육개혁에서 한 발 물러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날 최 부총리 발언도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세미나에서도 “교육개혁은 경제 측면에서는 고용과 연계된 부분만 신경쓰면 된다. 나머지는 사회부총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평소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최 부총리와 다른 분위기다. 초이노믹스가 지난해 4분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노동개혁을 강조하던 때와 사뭇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내년 경제 구상도 실종된 모습이다.  최 부총리의 공식 행보도 크게 줄었다. 4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경기부양에 대한 어떤 신호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임기만 채우겠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4분기는 한국경제의 중요한 키포인트다. 그런데 경제부총리의 경제 논리가 점점 시장과 멀어지는 느낌”이라며 “초이노믹스 실종은 박근혜 정부 4년차에 경제정책 구상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정부와 시장에서 초이노믹스를 우려하자 최 부총리는 지난달 24일 교육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날 제14차 재정전략협의회에서 “교육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며 “학령인구 감소, 인력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대학 경쟁력을 높이도록 대학 구조조정에 재정지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수순이다. 대학구조조정을 ‘교육개혁’ 핵심으로 거론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경제적 논리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경제 체질개선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대학구조조정을 교육개혁 첫 번째 발언으로 삼았다는 점 자체가 거시경제 흐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수준을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초이노믹스 교육개혁의 첫 시작이 수 년 전 거론된 대학구조조정이라는 부분이 사실상 교육개혁을 포기한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경제전문가는 “지금 필요한 것은 주입식 교육과 태생적인 스펙형 기업문화의 개선이다. 청년실업이 높아지는 이유”라며 “그동안 최 부총리 스타일로 볼 때 지금의 교육개혁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시적 현상이다.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 역시 “빚에 의존해 연명하는 좀비 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기회추구형 창업을 장려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 다음 학생 개개인의 적성 및 진로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 과정과 이에 적합한 대입 전형 및 대학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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