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홍성환 기자 =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확대를 추진 중인 기술금융과 관련, '부실 예측'에 중점을 둔 현재 기술평가등급모형(KTRS)과는 달리 기술의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KTRS가 연내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장 매출액이 적더라도 기술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나는 등 그동안 금융지원 기준 및 평가방법을 놓고 논란이 많았던 기술금융이 한단계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은 최근 약 1억7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 새로운 개념의 KTRS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기보는 당초 내년 2월 목표였던 개발 완료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오는 12월 24일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3면>
이에 비해 새로 개발중인 KTRS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미래 성장성을 핵심 평가항목으로 추가해 부실 예측보다는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당 모형이 개발돼 현장에 적용되면 은행들도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비해 한층 정교한 평가를 바탕으로 기술금융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기보는 새로운 KTRS를 활용해 기술을 활용한 향후 매출 등을 직접 추정, 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매출이 적은 기업이라도 기술의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을 경우 보다 쉽게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기보는 복수기술 및 제품기반의 평가모형을 개발, 한가지 신기술이 아닌 기존의 복수 기술까지 가치를 인정해주는 방식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기보는 은행 기술보증이 아닌 자체 기술투자 확대를 위해 투자형 평가모형 개발에도 착수, 현재 1차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기보는 지난해부터 기술금융 확산에 앞장섰지만 투자형 평가모형이 없어 사실상 기술금융이 은행 대출에만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기보는 투자형 평가모형을 개발해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직접 보증을 서주는 형태로 자체 기술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TCB의 기술평가를 위한 다양한 모형이 나올수록 성장성 있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기술금융의 본래 취지가 기술의 미래 성장성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것인 만큼 갓 창업한 기업이라도 발전 가능성이 있으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