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그룹은 지난 1983년 레바논계 니콜라스 조지 하이에크의 건의에 따라 파산 직전의 두 스위스 시계 회사인 ASUAG와 Swiss SSIH가 합병되며 탄생했다. 두 번째 시계라는 뜻의 ‘second watch’를 줄인 스와치는 1983년 3월1일 처음 시계를 제작했고, 이후 1998년에 오늘날의 스와치라는 이름으로 기업명을 바꿨다.
하이에크의 노력으로 죽어가던 기업이 오늘날 최고의 시계그룹으로 성장, 2003년부턴 아들인 닉 하이에크가 CEO를 역임하고 있다.
스와치의 슬로건은 즉흥성을 강조한 “Shake the world”, 즉 “세상을 흔들어라”다. 임팩트 강한 이 문구는 스와치의 많은 부분을 알 수 있게 한다.
일반 대중이 부동자세로 있다가 시계바늘이 움직이며 스와치 슬로건이 화면에 흐르자 모두 뛰어 내린다. 다음 씬으로 이어지며 역시 꽃잎이 떨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뛰어 내린다. 그리곤 지구 반대편에까지 요동치며 세상이 뒤흔들리는 장면이 이어진다.
같은 해에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넨치니 CF감독이 제작한 31초 분량의 스와치 TV광고도 흥미롭다.
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포옹하고 있던 여자의 블라우스 지퍼를 내리려 한다. 30초 후에도 여전히 지퍼를 내리지 못하자 여자가 답답해하며 남자의 손을 밀쳐 버린다. 그리곤 이런 자막이 흐른다.
“Time is wait you make of it” (시간은 당신이 활용하기 나름입니다.)
이 두 CF는 강렬하고 공격적이다. 주로 패션시계를 비롯한 전 세계의 중저가 시계시장을 정복한 기업답게 스와치는 일반 대중의 ‘니드(needs)’를 가장 효율적으로 공략해 왔다. 세계 시계 시장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인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스와치다. “세상을 흔들어라”라고 외치는 주체를 상류층이 아닌 대중으로 타겟을 설정한 스와치의 전략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티쏘와 해밀턴을 비롯, 일반 스와치 패션시계에 이르기까지 가격 대비 디자인과 성능의 빼어남도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을 흔들어라”라는 문구는 스와치에겐 여전히 유효한 슬로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