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난 1년간 단통법으로 인해 치열했던 휴대폰 보조금 경쟁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이동통신 시장의 지형은 크게 바뀌었다. 정부는 이용자 차별이 해소되고,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통한 합리적인 통신소비가 정착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평균 가입요금 수준은 법 시행 전 4만5155원에서 3만9932원으로 11.6% 낮아졌다. 특히 지원금 상응 요금할인 제도의 할인율이 20%로 상향되면서 15만명에 불과했던 가입자는 9월 현재 180만명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계청이 집계하는 가계통신비 항목에는 단말기 할부금도 포함되므로 정부 입장에서는 선택약정할인제도가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제도를 통해 가계통신비가 절감되는 효과는 현재 기준 연간 2200억원 수준(지난 2분기 이통 3사 가입자당매출액,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수, 월평균 단말할부금 등 고려)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에는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연간 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대해 이통사 입장에서는 선택약정할인제도 가입자 증가가 부정적 요소로 작용해 가입자당 매출액(ARPU) 하락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볼멘소리를 한다.
실제 요금할인 증가로 인해 단말할부채권 ABS 발행 규모(2014년 7조9000억원)가 줄어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다소 부정적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선택 약정요금할인 정책을 강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통사 실적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요금할인 가입자 증가에 따른 ARPU 하락 효과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마케팅 비용이 동시에 감소하는 구조라 이통사 이익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이통사가 요금할인 제도 강화를 의식해 인당보조금 상승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통신사가 인당보조금을 올리면 정부가 선택 약정 요금할인 폭을 추가 상향할 소지가 있어 이를 의식한 마케팅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10월 선택약정 요금할인 폭 재조정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통신사들이 보조금 증액을 최대한 자제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최근 시장 마케팅 상황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는 이통 3사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최소한 전분기 대비 9% 증가한 1조646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나 이통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4~5월)를 통한 ARPU 하락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당 월 데이터 이용량은 지난 4월 3.4GB에서 7월 3.9GB로 늘었다. 이 기간 전체 트래픽은 12만5904TB에서 14만5219TB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휴대폰 유통구조 변화(기기변경 증가 등)를 통한 이통사와 유통점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미래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선의 영세 판매점은 지난해 말 3만2289개에서 올해 6월 현재 2만8752개로 3537개(11%)나 줄었다.
이에 반해 이 기간 이통 3사는 직영점을 8424개에서 9014개로 590개(7%)나 증가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각각 289개, 263개나 늘렸다. 무엇보다 줄어든 매장 자리에 이통 3사 직영점이 차지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상생 차원에서 유통 채널과의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영세 휴대폰 판매점은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의 지원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