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조로부터 배우는 청렴의식

2015-09-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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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창래 군포소방서장 ]

조창래 군포소방서장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계절의 분기점인 추분이 지나가고 밤이 길어지는 계절 가을이 온다. 하나둘씩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 다다르는 요즈음, 높고 푸른 하늘만큼이나 우리 가슴속에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수놓이고 있는 계절이 왔다. 누군가에게는 서서히 올 한해를 마무리 지을 준비를, 누군가에게는 또다시 다가올 내년을 맞아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준비를 하게끔 계절마저 도와주는 듯 말이다.
우리 공직자들은 저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공직자의 신념과 가치관에 대하여 뒤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그 자체로서 완전하지 못한 존재이기에 언제나 눈앞의 이득 앞에 항상 유혹을 당한다. 이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공직자는 왜 청렴해야 하는 것인가? 그 답은 바로 우리가 앉아있는 그 ‘자리’에 있다. 몇 천 년 전부터도 청렴이라는 덕목은 공직자에게 항상 강조되어오던 덕목이며, 우리의 선조들 은 이 덕목을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여왔다.

상산록(象山錄)>에는 청렴에는 세 등급이 있다고 한다. 최상의 등급은 나라에서 주는 봉급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설령 먹고 남는 것이 있어도 집으로 가져가지 않으며, 임기를 마치고 돌아갈 때에는 한 필의 말을 타고 아무것도 지닌 것 없이 숙연히 떠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옛 시대의 최고의 덕목인 청렴하고 바른관리의 모습이다.

중간 등급은 봉급 외에 명분이 바른 것은 먹고 바르지 않는 것은 먹지 않으며, 먹고 남은 것을 집으로 보내는 것이고 최하의 등급으로는 무릇 이미 규례(規例)가 된 것은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먹되 아직 규례가 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먼저 전례를 만들지 않으며, 관직을 팔아먹지 않고, 재감을 훔쳐 먹거나 곡식을 농간하지 않으며, 송사와 옥사를 팔아먹지 않으며, 세를 더 부과하여 남는 것을 중간에서 착복하지 않는 것을 그 마지막 덕목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중 마지막 하위등급만을 지키더라도, 청렴한 공직자로써의 자세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건만,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였으나, 아직까지도 공직자의 청렴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원초적인 인간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국제투명성기구의 2014 부패인식지수(CPI) 조사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175개국 중 43위, OECD 회원국 기준 34개국 중 27위, 아시아 주요국가 중 6위 수준이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위, 일본, 홍콩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가 옛 선조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나간다면 이러한 국가 경쟁력과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신뢰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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