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스코다 등 조작 연루 확인…전임 CEO 검찰수사 시작
28일(이하 현지시간) 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의 아우디 대변인은 '유로 5' 레벨 엔진의 아우디 디젤차량 210만 대에도 배출가스량 저감 조작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서유럽에서 팔린 것이 142만 대, 독일 57만7000대, 미국 1만3000 대로, A1, A3, A4, A5, TT, Q3, Q5 등 총 7개 모델에서 조작이 확인됐다. 그룹의 또다른 브랜드인 체코의 스코다도 이날 자사에서 생산된 차량 120만 대에도 저감 조작 소프트웨어가 장착 되어 있다고 확인했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앞서 전 세계적으로 모두 1100만 대의 디젤차량이 눈속임 소프트웨어로 배출가스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앞서 확인된 폴크스바겐 브랜드 500만 대와 이번에 확인된 아우디, 스코다 총 330만 대를 제외하면 300만 대 가량의 다른 브랜드 차량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이들 3개 브랜드 외에도 스페인업체 세아트, 고급차 브랜드 포르셰, 람보르기니, 벤틀리, 부가티를 포함해 모두 12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 임직원에 대한 조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내부직원과 협력업체가 소프트웨어 사용이 불법이라는 점을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폴크스바겐이 이를 무시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경영진 연루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폴크스바겐 본사가 위치한 독일 볼프스부르크를 관할하는 브라운슈바이크 지방 검사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23일 사퇴한 마르틴 빈터코른 전 CEO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빈터코른 전 CEO가 이러한 불법사항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FP 통신은 독일 현지 언론을 인용, 폴크스바겐 직원이 지난 2011년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소프트웨어의 사용이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장치를 납품한 자동차부품회사 보쉬 역시 이미 2007년에 배기가스 저감 소프트웨어를 실제 도로 주행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8년이나 폴크스바겐을 이끌어온 빈터콘 전 CEO가 이러한 보고 내용을 몰랐을 리가 없다"고 보도했다.
◆ "벤츠도 2년 연속 연비 과장해 발표"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파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2년 연속 연비를 가장 크게 과장해 발표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의 실제 주행시 소모된 연료는 발표 수치보다 평균 48% 많았고 신형 A,C,E-클래스 모델은 5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BMW 5시리즈와 푸조 308도 발표 연비와 실주행 연비 차이가 50%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폴크스바겐의 골프와 르노의 메간 승용차는 발표와 실제 연비 차이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T&E 보고서는 밝혔다.
T&E의 그레그 아처 청정차량 담당 부장은 "공기오염 검사처럼 차량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을 위한 유럽의 검사시스템도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폴크스바겐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지주회사인 다임러는 T&E가 연비 테스트 조건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테스트 결과를 제대로 조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BMW의 마이클 리브스탁 대변인은 "실험실 테스트와 실주행 연비의 격차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며 "이 격차를 좁히려는 유럽연합(EU)의 규정 개혁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T&E 보고서 수치는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60만대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에 근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