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文, 100분 부산회동… 정개특위·비서실 라인 사전 물밑접촉해 사전조율

2015-09-28 17:24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28일 회동은 두 사람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 이뤄졌다.

김 대표가 지난 25일 "(추석) 연휴 중에 내가 한번 연락을 하기로 했다"고 '예고'를 한 상태이긴 했으나, 구체적 시점이나 장소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추석 연휴 직전인 24일 이뤄진 '의원회관 만남'과 관련, 회동 자체에 대해 함구하는 등 극도로 조심했던 두 대표는 이날 회동 약속도 김 대표의 제안을 문 대표가 받는 형태로 직접 연락을 취해 성사됐다고 한다. 두 대표간 핫라인이 가동된 셈이다.

대다수 측근들도 구체적 시간, 장소를 사전에 모를 정도로 보안이 철저히 지켜진채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장소 선정도 김 대표 쪽에서 "우리가 정해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다만 한 관계자는 "두 대표간에 '연휴 중에 부산에서 만나자'는데는 이미 연휴 시작전에 얘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회동을 위해 김 대표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왔고, 전날밤을 양산 자택에서 보낸 문 대표도 이날 오전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성사되기 전까지는 '안심번호제에 의한 국민공천제 도입'이라는 큰 틀의 의사접근 등을 위한 몇갈래의 물밑 채널이 분주하게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개특위 라인 뿐 아니라 새누리당 김학용 비서실장, 새정치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간 라인이 막후에서 역할을 했다는 게 양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에 이미 김 대표쪽에서 기존의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만을 고집하지 않고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오픈프라이머리도 혼용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추가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롯데호텔의 중식당에서 오찬을 겸해 이뤄진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11시부터 12시40분까지 1시간 40분 가량 진행됐다.

두 대표가 직접 자필로 합의문 내용을 작성하고 문구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느라 당초 예상시간 보다 20분 가량 연장됐다. 두 대표는 카메라 앞에 서서 직접 합의문을 읽어내려갔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 등 선거제도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 기준, 농어촌 지역구 조정을 비롯한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 문제 등 나머지 쟁점 현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졌으나 진전을 보진 못했다.

두 대표의 회동이 오늘 30일 새누리당 의총에 앞서 이날 저녁에 잡힌 여당 지도부와 정개특위 소속 여당 의원 회의 몇시간전 진행된 점과 합의 내용 등을 들어 야당 일각에서는 '문재인의 김무성 살리기'라는 해석도 내놨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김 대표측은 안심번호제를 도입하되, 선거인단 수를 늘려 원래 주장한 오픈프라이머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 것"이라며 "문 대표가 대승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주는 모양새를 통해 여당 내에서 궁지에 몰린 김 대표를 위해 꽉 막힌 상황을 풀어 퇴로를 마련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