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본격 시행 D-30…달라지는 금융 생활

2015-09-29 07:00
  • 글자크기 설정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 두 아이를 둔 워킹맘 A씨는 통신료의 경우 신용카드 부가혜택 때문에 B은행에, 아파트 관리비의 경우 C은행에 자동이체를 걸어둬 결제일 전에 매월 급여통장에서 해당금액을 별도 이체해왔다. 때로는 바쁜 일과에 송금날짜를 잊어 연체되기도 했다. 진작부터 1개의 계좌로 통합하고 싶었지만 좀처럼 짬을 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기 힘들었다. A씨는 한달 뒤 인터넷으로 자동이체 계좌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향후 은행권 경영환경 변화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계좌이동제가 다음달 30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통신료 및 공과금 등에 대한 자동이체를 등록한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변경하는 방법이 보다 편리해져 연간 800조원대로 추산되는 자동이체 시장을 두고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0월 30일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자동이체 시장 빅뱅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다음달 30일부터 자동이체 통합관리 시스템인 '페이인포'를 통해 계좌 이동 변경 서비스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자동이체 조회 및 해지만 가능했으나 자동이체 계좌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현재 페이인포를 통해서는 별도 회원가입 절차 없이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 예금주 주민등록번호 입력, 공인인증서 로그인만으로 자동이체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조회 내역을 검색하면 은행과 계좌번호, 요금청구기관, 신청일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자동이체 조회 서비스는 휴일과 상관없이 매일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해지 또는 변경 서비스는 평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다음달부터는 주요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총 16개 은행 중에서 선택해 자동이체 계좌를 변경할 수 있으며 변경 신청일 이후 5영업일 이내에 완료된다. 금융결제원은 변경 신청 시 휴대폰 등을 통한 추가 본인절차 확인을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내년 2월부터는 전국 은행 영업점 뿐만 아니라 각 은행 인터넷뱅킹을 통해 계좌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해져 자동이체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띌 전망이다.

이에 각 은행들은 기존 주거래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특화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계좌이동제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별 상품 라인업 신설…패키지가 '대세'

계좌이동제에 대비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주거래 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린 입출식 통장과 신용카드, 신용대출 상품을 한데 묶은 '우리 주거래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달 8일에는 예·적금 결합상품인 '우리 주거래 예금'을 출시해 한 계좌로 예·적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일에는 주거래 통장에서 주요 생활비가 연체되지 않도록 자동납부일에 통장 잔액이 부족한 경우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출금해 납부가 가능한 '우리 주거래 통신·관리비통장 대출'도 출시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입출식 통장과 카드, 적금, 대출 등 네 가지 상품으로 구성된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지난달 31일에는 'KB국민ONE적금(정액적립식)'을 출시해 매월 일정금액을 저축하는 고객 중 은행 거래를 한 곳으로 집중하는 고객에 대해 우대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 7월 패키지 상품으로 경쟁사들의 계좌이동제 대비 상품 라인업에 맞불을 놓은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을 업그레이드해 수수료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혜택 충족 요건 등을 완화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행복 노하우 주거래 우대 통장'과 '난 할 수 있어 적금2', '하나 프리미엄 주거래론'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IBK기업은행도 주거래 조건 충족 시 수수료 면제, 우대금리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IBK평생한가족통장'을 출시한데 이어 입출식 통장을 고객별 특성에 맞춰 '신IBK급여통장'과 'IBK생활비통장'으로 구분했다.

◆은행별 세부 조건은 달라…혜택 요건 확인 필요

상당수 은행들이 선보인 패키지 상품의 경우 자동이체 계좌를 등록하는 입출식 통장을 중심으로 예·적금, 카드, 대출 상품에 대한 추가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계좌이동제의 핵심인 입출식 통장의 경우 대다수 은행들이 수수료 혜택을 앞세우고 있지만 수수료 혜택을 받기 위한 세부 조건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어 기존에 거래 중이던 은행의 혜택 요건이나 변경하려 하는 은행의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의 경우 KB국민카드 대금 결제 또는 각종 공과금 이체 등의 기본 실적을 충족해야 전자금융 타행 이체 수수료, 국민은행 자동화기기(CD·ATM) 영업시간 외 출금 수수료, 타행 자동이체 포함 납부자 자동이체 수수료가 면제된다. 여기에 급여이체나 가맹점대금, 연금수령 이체 중 한 가지 이상의 '추가 실적'을 충족해야 3개 수수료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우리·신한·NH농협은행 역시 카드 대금 결제, 공과금 자동이체 실적, 급여이체 등록 등의 요건 충족 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각종 요건 중 두 가지 이상 충족해야 수수료 면제 및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이들 요건 외에 연금이체 시 '행복 노하우 주거래 우대통장'을 통해 우대금리와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제공하는 주거래 혜택이 수수료 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세부 요건은 조금씩 다르다"며 "선호하는 은행에 따라 계좌를 옮기기 보다는 요건을 충족하는 은행 상품을 각각 비교해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