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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세리 선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권의 눈치보기 경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관치금융 논란이 이어 올해도 정치권의 압박으로 인한 '눈치 경영'이 계속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가입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각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22일 경쟁적으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했다.
CEO들의 가입행렬에 이어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직원들에게 펀드 가입을 독려해 내부 불만을 사기도 했다.
영업점에서 근무 중인 KEB하나은행 직원은 "영업본부에서 지점당 실적을 확인한다며 직원들의 펀드 가입 현황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이 반강제적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융사들이 지나치게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압박으로 금융권 CEO들이 채용규모를 늘리기 위해 연봉의 일부를 반납한 데 대한 여론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정책이 나오자마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반납도 지나치 눈치보기 경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윤종규 회장과 한동우 회장, 김정태 회장이 연봉의 30%를 반납해 신규 채용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연봉 반납은 지방 금융지주 3사로 번졌다. 이후에는 각 은행장들뿐만 아니라 계열사 CEO들도 동참했다. 이같은 행보를 두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지만 정부뿐만 아니라 경쟁사 간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의 경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에게까지 강요해 실적을 부풀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의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출시 취지에도 맞는데 정부 눈치 보느라 직원들에게까지도 강요하는 분위기"라며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의미가 퇴색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펀드가 은행들을 통해 출시되는 만큼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항변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 창구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출시된 만큼 CEO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라며 "자발적으로 채용 규모 확대방안을 마련했으면 이렇게 눈치 볼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