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에도 국내기업 65% "실버산업 진출 계획 없어"

2015-09-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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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로 실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준비실태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1일 발표한 '실버산업에 대한 기업의 대응실태와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친화산업 300개 기업 중 '실버산업에 진출했다'는 기업은 1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도 24.4%에 그쳤고 64.6%는 '향후에도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고령친화산업에는 의약품,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생활용품, 금융, 요양, 주거, 여가 등 9개 업종이 포함된다.

고령친화업종이 아닌 일반 기업들의 실버산업 진출준비는 더욱 부족했다. 일반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령층을 위해 제품 기능이나 가격을 조정했는지 묻자 '그렇다'는 답이 10.0%에 불과했다. '향후 조정할 계획이다'는 응답도 12.0%에 그쳤고, 78.0%의 기업은 '제공하지 않고,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실버산업 진출을 주저하는 가장 주된 이유로 '노하우 및 정보 부족'(47.7%)을 꼽았다. 이어 '체계적 육성정책 미비'(30.8%), '국내 고령층의 낮은 소비성향'(14.0%), '내부인식 미약'(7.5%)의 순이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 세계 실버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엔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15년 6억명에서 2030년 9억9000만명, 2060년 18억40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이 되면 실버산업 규모는 약 15조달러(1경7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60년에는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37.1%로 세계 평균(18.1%)의 배를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실버산업 규모는 고령인구 규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인구 대비 실버산업 비중이 47.7%로 일본(85.2%), 독일(59.1%)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고령화가 세계적 추세이고 베이비붐 세대 퇴직과 연기금 확대 등에 따라 고령층 소비여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기업은 실버산업을 성장 기회로 활용하려는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기업들이 실버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65세 이상 인구 고용률이 2001년 9.16%에서 2013년 11.44%까지 올라왔고 연기금 규모도 2009년 23조8750억달러에서 2013년 31조9800억달러로 급증했다면서 고령층의 구매력도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2060년쯤 세계 2위의 고령국가 진입을 앞둔 우리로서는 실버산업 발달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국내외 고령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고령친화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관련 기업도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시장선점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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