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절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 러시아의 외교·안보 고위급 채널을 적극 가동하고 있어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외교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잠시 소원했던 미국·일본과 다시 밀착하고 중국의 한반도 역할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가 이날 하루 일정으로 급히 방한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이번 주 서울에서 열리는 제8차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참석을 위해 22일 방한한다.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외교·안보 채널이 하루 간격으로 방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다음 달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전략적으로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미·러 당국자가 간접적으로 시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9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팡페이위안'(芳菲苑)에서 9·19공동성명 발표 10주년을 계기로 열린 북핵 세미나에 참석해 "6자 회담 구성원들은 모두 유엔 헌장을 준수할 책임이 있고 유엔 결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히며 북한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거나 미사일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탄등 전략무기로 도발할 경우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다시 긴밀해지고 중국의 역활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도발의 징후들이 점점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만약 도발이 감행된다면 박근혜 정부가 중국과의 밀착으로 잠시 서먹했던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로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제동을 걸어주지 못한다면 중국에 많은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과 한중 관계만으로 북한을 압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