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2차토론 반트럼프 한목소리

2015-09-1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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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이번 토론은 도널드 트럼프의 쇼는 아니었다" 16일 (현지시간)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2차 TV 토론회가 열렸다. CNN은 주최한 이번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수세에 몰리면서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토론 전에 앞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은 역시 '트럼프'였다. 온갖 기행과 막말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1위를 놓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정책과 언행에 관해 많은 논쟁이 오갔다. 주로 트럼프를 둘러싸서 둘러싸고 나머지 10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공격을 가하는 구도였다. 

이날 토론회는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LA 근교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이민개혁과 동성결혼, 세금개혁, 이란핵, 시리아 난민해법 등 국내외 정책현안들에 대해 토론했으며, 상대 후보의 적격성을 둘러싸고도 열띤 논쟁을 이어갔다. 

외신들은 이번 토론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인물론 젭 부시와 칼리 피오리나를 꼽았다.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던 공화당 주류후보의 한 명인 젭 부시 후보는 매우 공세적인 자세로 나섰다. 

젭 부시 후보는 과거 플로리다 주지사로 재직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카지노 도박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자신이 이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플로리다 주에서 그런 사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부시 후보는 또 트럼프 후보가 최근 치른 결혼식 행사에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클린턴을 초청한 것을 비판했고, 이에 트럼프 후보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게 사업가로서의 일이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후보는 부시 후보에게 부인이 멕시코 태생이어서 이민정책에 너무 유화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발끈한 부시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부인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후보는 "내가 잘못된 말을 하지 않았다"며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과 가까운 부시 후보가 스페인어를 구사한다며 "하나의 나라를 이루려면 우리 모두가 동화(同化)돼야 한다. 여기는 영어를 쓰는 나라이지, 스페인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부시 후보는 "고등학교 학생이 유세 중에 나에게 스페인어로 질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다.

2003년 이라크 침공을 놓고도 두 후보는 격돌했다. 트럼프 후보는 "나는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었다"고 밝히고, 이라크 전쟁을 지시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당신의 형과 형의 정권이 결국 우리에게 버락 오바마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부시 후보는 "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켰다"고 반박했고,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트럼프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피오리나 후보도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본 토론회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과연 핵 단추를 누를 자격이 있는 사람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트럼프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라고 비꼰 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문제"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향해 '저 얼굴 봐라', '누가 저 얼굴에 투표를 하고 싶겠나'라고 공격한 것과 관련해 "이 나라의 여성들이 트럼프 후보가 한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피오리나 후보가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피해 나가고는 "나는 엔터테이너인 만큼이나 기업인"이라며 "(핵단추를 누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내 성격은 정말 괜찮고 매우 차분하다"고 주장했다.

반격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피오리나 후보의 경영능력을 거론하며 "사상 최악의 CE0인 것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있다"며 "특히 컴팩 사를 매입한 것은 끔찍한 협상이었고 재앙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빚더미에 올랐고 네 차례나 파산신청을 했다고 주장하고 "어떻게 이 나라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번 토론회에 처음으로 나온 피오리나 후보는 '트럼프 때리기'에 이어 낙태를 제공하는 미국 가족계획협회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또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집중 비판하면서 토론의 중심무대를 차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당초 트럼프 후보를 턱밑 추격하며 이번 토론회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돼온 벤 카슨 후보는 직접 대립을 피한 채 워싱턴DC의 기존 정치를 비판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카슨 후보는 "전통적으로 정치인들은 정치적으로 효율적인 일들만을 한다"며 "그러나 나는 그러려고 정치판에 뛰어든 게 아니라 정말로 이 나라가 가는 방향이 걱정스러워서 출마한 것"이라고 밝혔다.

CNN 정치전문기자인 제이크 태퍼와 대너 배쉬, 샐럼 라디오 네트워크의 휴 휴잇이 사회를 본 이날 토론회는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상위 1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본 토론회와, 하위 4명의 후보가 참가한 '2부 리그' 토론회로 나뉘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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