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하는 대상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주택이다. 빌딩이나 공장보다 주택의 수가 많으니 당연히 많다고 치부할 만 것이 아닌 것이 수시로 불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화재의 가장 많은 원인 중의 하나인 전기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정불화 등에 의한 방화는 인명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에 대한 소방시설 규정은 그동안 미미했다.
다행이 2011년도에 기초소방시설 규정이 처음 만들어져 2012년부터는 단독주택에도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에 대비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규정이라는 측면에서 기초소방시설의 설치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여겨진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데 아주 기초적인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으면서 피해가 없기를 바랄 수는 없다. 물론 이러한 것을 구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가정에는 매년 각 지자체에서 기초소방시설 일부를 지원하고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사업이 항상 충분한 것은 아니어서 결국엔 각 가정에서 재난에 대비한 최소한의 물품을 스스로 구비해야할 것이다.
사람에게는 정상화의 편견이란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위험성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우리의 생각이 프로그램 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작은 위험까지도 모두 고민을 하게 되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위험성은 감수하면서 살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편견이 간혹 정말 위험한 상황에서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상화의 편견은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결국 생존을 방해하는 부작용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인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 위험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설마 내 집에 불이 나겠어? 괜찮겠지... 하는 정상화의 편견을 깨고 미리 소화기도 준비하고 화재가 나면 알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도 달아서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정상화의 편견을 이성과 준비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정상화의 편견은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그것이 ‘안전 불감증’으로 진화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 가정의 최종 안전책임자는 나라는 생각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거대한 건물도 기초가 부실하면 무너지기 마련이다. 아무리 행복한 가정이라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결국 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순간의 화재로 한 가정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봐온 필자로서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재난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런 시대와 그런 장소는 없다. 재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성적 노력과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만 불연 듯 찾아오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기초소방시설... 그것은 말 그대로 우리 가정과 사회를 지키는 기초이다. 그 기초를 각 가정에서 하나하나 쌓아 다져야 우리 가정과 사회가 오래오래 무너지지 않고 그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