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법 전쟁이 본격화 됐다. 전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노·사·정 대타협안을 최종 의결하면서, 새누리당은 16일 당론 발의로 입법화 작업에 착수한 반면 야당은 국회 차원의 별도 특위를 구성해 심층 논의하자며 맞불을 놨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이른바 '노동개혁 5대법안'을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당론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당은 의원 총의를 모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소속 의원 전원으로부터 서명을 받고, 이르면 이날 중 원유철 원내대표 대표 발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새누리당은 당론 발의를 기점으로 '속전속결'로 이들 법안을 밀어부칠 태세다. 처리 시한도 12월 초로 못 박으며, 사실상 두 달 내 입법 완료를 목표로 삼았다. 12월 초는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 시점이다.
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기국회가 12월 초까지 진행되기때문에 아직 약 두 달 반 가까운 시간이 남아있다"며 "저는 노사정위가 협의체를 빨리 구성해서 합리적안을 만들어 오면 여야가 국회에서 심의 과정을 통해 이 안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청년 고용 활성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세부적 실천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정기국회내 노동개혁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노동선진화 5법을 올해 내 한꺼번에 패키지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만약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다면 분노한 청년들과 비정규직들로부터 야당은 내년 총선에서 심판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노동개혁의 골자는 "쉬운 해고"를 위한 것이라며, 노사정위 타협안 중 일반해고 도입 및 취입규칙불이익변경에 강력 반대하며 국회내 별도의 특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동권 침해와 반인권적이고 초법적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노동시장을 일방적으로 개악하려는 정부의 입장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과거 IMF 사태를 야기한 1996년 한나라당의 노동법 강행 처리를 언급,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절대 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법을 강행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20여년전 노동법 강행처리와 IMF 사태에서 반드시 얻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인 김성주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은 노동시장선진화특위를, 새정치연합은 경제정의노동민주화특위를 각각 운영 중"이라며 "이 특위를 근간으로 해서 정부와 관련 전문가, 노사 대표, 시민사회단체, 특히 청년과 비정규직 등 미조직 노동대표를 포함한 포괄적 특위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노동개혁 뿐만 아니라 재벌·경제민주화·법인세 인상 등의 경제구조개혁에 대한 논의를 위해 양당 특위를 통합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별도 특위 구성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앞서 공무원연금 개혁 당시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 적잖은 진통을 겪은 터라 본격적인 입법 전쟁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뤄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소속 김영주 환노위원장은 이날 "일반해고는 '쉬운 해고'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은 전 세계에 없는 부분"이라며 "이런 것을 노동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것으로, 이 법이 환노위에서 만들어질 때 악법이 되지 않게 위원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상임위 논의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