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은행들이 1년 이상 지연해왔던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올해 초부터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작업을 진행해 온 우리은행은 다음 달 중에 적용할 예정이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각각 1.2%, 0.7%로 인하하고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약관심사를 받아 현재 약정서 개정 및 전산시스템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별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폭은 이르면 다음 주 중 확정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도 현재 수수료 인하율, 적용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중도상환수수료 인하폭 및 차등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시중 은행들의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금융당국은 2013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도상환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은행들은 수수료 인하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특히 네 차례에 걸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평균 1.4~1.5%로 유지하자 비난 여론이 계속돼 왔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지난 2월 은행 중 최초로 중도상환수수료를 최대 1%포인트 인하했지만, 다른 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결국 지난 14일부터 각각 진행된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높다라며 재차 지적하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리 인하 시기에는 중도상환 수요가 많아진다"며 "이런 수요에 맞춰 중도상환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역시 "기업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연내 중도상환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이후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추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은행들이 기업은행, 우리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당수 은행들의 중도상환수수료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적용시기 역시 다음 달 중에 반영하는 은행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