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주)MFRC-ALTAIR, APA 계약 체결

2015-09-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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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가 개발하여 (주)MFRC에 이전된 ‘AFDEX’의 공급 계약

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권순기)는 (주)MFRC(대표 전만수 기계항공정보융합공학부 교수)와 세계 3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회사인 알테어(ALTAIR)가 9월 16일 오전 11시 창원 풀만호텔에서 범용 소성가공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AFDEX에 대하여 APA(Altair Partner Alliance)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 체결식에는 알테어의 브렛 쇼나드(Brett Chouinard) COO(Chief Operating Officier)와 문성수 알테어 한국지사장, 전만수 교수, (주)MFRC 연구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주)MFRC 대표 전만수 교수(경상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 전공, 오른쪽)와 알테어의 브렛 쇼나드(Brett Chouinard) COO(Chief Operating Officier)가 ‘AFDEX의 알테어 파트너 얼라이언스 가입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상대 ]


AFDEX는 1998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공학해석 소프트웨어(CAE S/W)로서, 경상대학교에서 개발하여 (주)MFRC에 기술이전된 것이다.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소성가공산업의 혁신에 크게 이바지해 왔다.
알테어는 세계에 5000개 이상의 사용회사를 가진 세계 3대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이다. 알테어의 APA는 알테어 파트너 기업들이 연합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서 알테어의 고객은 알테어의 소프트웨어 외에 알테어 파트너 기업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APA에는 50여 기업이 가입돼 있다.

전만수 교수는 “약 1년간의 협상 끝에 이루어진 이번 AFDEX의 APA 가입은 국내 기업으로는 첫 사례이다.”라고 설명하고 “이번 협약은 AFDEX의 강점인 ‘해의 정확도’와 ‘사용의 편리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MFRC는 3년 전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JSOL, 중국 유일의 소성가공 및 열처리 종합 연구소인 BRIMET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여 세계 최대 시장인 일본, 중국, 인도 시장에 AFDEX를 성공적으로 진출시켰다. 그러나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는 미국의 명문 퍼듀대학교를 비롯해 멕시코, 스페인 등의 교육기관에서 활용하는 데 그치는 등 이 지역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만수 교수는 “하지만 이번 알테어 APA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미주와 유럽 지역 진출에 전기가 될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고 말하고 “이번 계약 체결로 확대되는 수익금으로 30여 명의 전문인력을 갖추고 20여 대학과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국제적인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회사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AFDEX 개발 배경 및 사용 현황

AFDEX는 산학협력 연구를 통하여 국내 중소ㆍ중견 기업에 기술 지원할 목적으로 경상대에서 개발되었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단조회사들이 사용해 왔다.

AFDEX가 국내 단조회사에 미친 영향은 실로 크다. 2003년에 FAG한화베어링(현 셰플러코리아)이 발간한 ‘한국베어링50년사’에 대표적인 혁신기술로 기재되었다. (주)진합의 경우 브레이크 호스 피팅(Brake hose fitting)의 성공적 개발로 연간 420억 원의 매출 신장 효과를 보았다. 특히 이 부품은 전량 일본으로부터 수입되던 것으로 단조 시뮬레이터의 도움 없이 개발이 불가능한 난공정 중 하나이다. 실제 일본 전문가는 한국 회사는 이 공정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할 정도였다. 이러한 공정개발의 혁신은 (주)진합이 한국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가입된 GFA(Global Fastener Association) 회원사로서 국제적인 회사로 발전하는 데 기반이 되었다. 또한 동은단조와 성진포머가 각각 열간단조와 냉간단조 회사들 중에서 기술력을 상징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데 AFDEX는 기술적 버팀목 역할을 하였다. 이 회사들에서는 공정설계를 위하여 단조 시뮬레이터의 사용이 필수화되었다. 이외에도 다수 기업체가 AFDEX를 활용하여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공정개발 업무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이러한 혁신 활동들이 AFDEX 발전에 원동력이 되었고, (주)MFRC가 산업기반적 기업체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계약 체결과 이로 인한 국제화의 가속은 개발자와 사용자의 협력의 산물이며, 이를 계기로 한 AFDEX를 비롯한 국내 공학해석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우리 모두의 발전으로 연결될 것이다.

중견기업으로부터 시작된 AFDEX의 활용이 최근 들어 국내외 대기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WIA, Toyota Ind.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CAE 산업은 그야말로 불모지였다. 공학해석 소프트웨어 산업, 즉 CAE 산업은 산업선진국의 것이라는 선입견에 다수의 전문가들이 매몰되어 있었고, IT 분야의 소프트웨어에 가려서 정책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2010년대 들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인터넷 시뮬레이션 센터(Internet Simulation Center, ISC) 사업은 그나마 연구인력들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다행히 CAE 산업은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에 힘입어 CAE 회사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핸드폰 부품 성형 공정에 AFDEX를 적용하여 그 우수성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AFDEX가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구성요소의 하나로 채택되어 있다.

-창조경제 관련 정부 정책과의 부합성 및 발전 전략

최근 고위공직자가 공학해석 소프트웨어 산업 관계자 회의에서 “지금까지 CAE 산업을 불모지에 내버려 두었다. 앞으로는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한 적이 있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번 알테어와의 계약 체결은 그동안 각고의 노력과 앞서 설명한 정책적 순풍의 결과라고 봐도 될 것이다. 정부는 CAE 산업 육성을 적극적인 산업 인프라 조성의 차원에서 봐야 할 것이다. 하나의 분야에서 600명의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MIDAS-IT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공학해석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대학과 연구기관에 양질의 R&D 예산과 지속가능한 이론 및 응용 연구 주제를 제공하는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20년간 경상대 단독으로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주)MFRC가 구심점이 되어 서울과기대, 부산대, 중국의 BRIME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진주센터, 공주대, 한국국제대, POSTECH, 미국의 퍼듀대 등으로 협력연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협력연구에 정부 R&D 자금 대응투자는 당연하다. 성공 시 산업 인프라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네트워크가 구축되어 국민 모두가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멕시코 대학생 20여 명이 ‘GISPAM’(GNU International Summer Program of teaching AFDEX for the state of Mexico) 프로그램으로 멕시코주 정부의 경제적 지원 하에 경상대에서 4~5주간 국산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돌아갔다. 이렇듯 CAE는 핵심기술이자 외교관이다. ODA 사업과 GISPAM 사업이 결합한다면 별도 예산 확보 없이도 그 파급효과, 즉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네트워크 구축의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며, 창조경제의 발전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 틀림없다. 가령, 창의엔지니어링센터의 엔지니어링 SW 기술개발 지원사업(산업통상자원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이 한 예이다. 그러나 산학연협력을 전제로 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야말로 지금의 제품 중심의 R&D 지원에서 기술 중심의 R&D, 사람 중심의 R&D로 나아가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대신 제품 중심의 R&D 지원은 대부분 민간 간의 경쟁 분야이기 때문에 선진화할수록 국가와 민간 간의 분쟁으로 발전하거나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국가가 직접적으로 부품 개발을 위한 R&D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줄여 나가야 한다. 그 대신 납세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반기술과 인력양성 연계 R&D 정책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것이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하드웨어적 기술 확보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고급 인적 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는 공학 소프트웨어 산업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산업에서 공학해석 소프트웨어는 문화계의 한류와도 같다. 이런 점에서 공학해석 소프트웨어 산업의 육성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보험이다. 다행히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 정책은 공학해석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임에 틀림없다.

다음은 전만수 교수와의 인터뷰.

- 알테어가 다양한 CAE 소프트웨어 가운데 (주)MFRC의 AFDEX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 알테어는 종합 소프트웨어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주)MFRC의 AFDEX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알테어가 지원하는 프로그램 중에는 단조ㆍ압연 등을 비롯한 체적소성가공 시뮬레이터가 없다. 체적소성가공 시뮬레이터의 개발은 매우 어렵다. 이론의 난해성, 공정의 창의성, 요소망 재구성 등의 난제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는 많지 않다.

종합적 소프트웨어를 지향하는 회사들은 AFDEX를 탐낼 수밖에 없다. 품질에 비하여 보급이 많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큰 장점이다. 일본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JSOL과 협력 관계를 맺게 된 것도 같은 이유이다.

둘째로, 알테어의 비즈니스 방식 자체가 특허다. 이 방식에서는 프로그램 사용의 편리성, 범용성, 정확도 등이 평가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AFDEX가 유리하다.

셋째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알테어의 전략은 기능이 다른 여러 소프트웨어와 기능을 묶는 것이다. 가령 단조된 후 열처리된 부품의 수명 예측을 위한 새로운 고부가 기능의 개발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주)MFRC는 비교적 젊은 회사이다. 이러한 협력 연구에서도 우리가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과 연구기관에는 유능한 전문가가 많이 있다. (주)MFRC는 한국의 전문가와 알테어를 연결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규모가 큰 시장인 일본과 중국, 인도로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 소프트웨어에서 내실은 매우 중요하다. 지속적인 산학협력을 통하여 사용자를 감동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것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이 많다. 그렇지 않은 분도 무시할 수 없다.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길밖에 없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제가 대학에 몸담고 있어, 산학협력을 통하여 특정 분야에서 기업체를 도와주면서 특수 기능을 하나씩 확보해 왔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왔다. 이런 믿음이 필요하다.

우리 파트너 또는 고객 중에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Purdue 대학, JSOL, BRIMET, Altair, 삼성전자, 현대WIA 등은 우리가 찾아가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찾아온 것이다. 아직도 우리 회사는 파트너를 찾아가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다. 고객과 방향을 맞추되 우리 갈 길을 끊임없이 가는 데서 동력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 알테어와 체결한 APA 계약 내용은.

▶ 알테어 APA 가입은 알테어의 기존 고객사 5000개 회사에서 AFDEX에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테어 사용자 중에도 여러 계층이 있는데, AFDEX의 사용자가 되려면 추측건대 최상위 계층에 속해야 한다. 물론 최상위 계층에 속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연간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 전략상 어느 계층에 소속시키느냐가 중요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마음대로 계층을 요구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알테어 측에서 조사하고 사업적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을 때 인정해 준다.

(주)MFRC의 수익금은 전체 사용시간 중에서 AFDEX의 기여도에 상응하는 사용료로 책정된다. 그리고 AFDEX에 관심을 가진 기업체 수를 근거로 최소 사용료가 책정되어 있다. 이런 결정에서 알테어는 (주)MFRC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대부분 수용했다. 앞서 말씀드린 최상위 계층에 위치시킨 것이나, 최소 사용료도 충분한 협의 후에 결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알테어의 기본정책은 그들이 개발한 전후처리기(GUI)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AFDEX에 대해서는 그런 요구가 없었다. 이에 대하여 공동연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알테어와의 계약은 새로운 도전이 분명하다.

- 이번 APA 계약으로 (주)MFRC는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 우선 국제 인지도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선진국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진입에 성공할 경우 장점은 매우 많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체에서는 새로운 기술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 기술에 대하여 비교적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관련 연구자가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관련 연구를 중단하거나, 외국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사용자 또는 딜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역량을 배가하고 그 결실을 집결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된다.

선진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짐은 물론이고 시장 규모가 작아서 진출을 꺼려하는 지역이 없어질 것이다. 확대되는 수익금으로 30여 명의 전문인력을 갖추고 20여 대학과 공동연구를 실시하는 국제적인 엔지니어링 또는 컨설팅 회사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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