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았던 여성, 집에 불질러 자살시도 '집유'

2015-09-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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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20여년 전 두 딸을 안고 한강에 투신해 딸을 숨지게 한 우울증 환자가 자신이 거주하는 빌라에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했으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을 심리한 형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3층짜리 다세대주택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기소된 강모(56)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강씨는 형의 유예 기간만큼 보호관찰도 함께 명령받았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반영해 양형을 정했다"며 "피고인의 죄질은 나쁘지만 스스로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 3월 29일 오전 3시께 자신의 집 거실에 전기장판과 이불, 비닐봉지를 올려놓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을 낸 강씨는 겁에 질려 밖으로 뛰쳐나가 행인을 붙잡고 신고를 요청했으며 곧바로 경찰이 출동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강씨 측은 "30년 넘게 우울증을 앓았다"며 "강씨는 범행 전 한 달간 거의 잠을 자지 못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였고 방화 이틀 전에도 목을 매 죽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다친 사람이 없고 방바닥 정도만 불에 탔다"면서 "형법상 처벌을 받을 때는 벌어진 결과에 한정해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강씨의 과거 범행을 지적하며 "피고인은 본인의 우울증이 딸을 잃게 했을 만큼 자신의 상태가 위험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아무 죄 없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끼치는 방식으로 자살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1989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당시 네 살과 두 살이던 두 딸을 껴안고 한강에 뛰어내린 바 있다. 이 사건으로 큰딸은 사망하고 작은딸은 이혼한 전 남편이 양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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