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약자에 취업난 등 분풀이..중세 마녀사냥 재현 우려

2015-09-16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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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동영상[사진 출처: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최근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폭행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중세시대 50만명 정도의 여인을 학살한 마녀사냥이 현대에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어난 묻지마 폭행 범죄의 양상을 살펴보면 중세 마녀사냥과 비슷한 점이 많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1년 가까이 취업에 실패한 A씨(27, 남자)는 올 5월 어느 날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지하철역에서 승강장을 걷고 있던 B(26,여)씨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A씨와 B씨는 만난 적도 없고 서로 이름도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B씨는 오른쪽 눈을 수차례 맞아 눈 밑 부위가 약 1㎝ 정도 찢어졌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취업 면접에서 연거푸 떨어진 데 화가 나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A씨는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김주완 판사는 15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8일 오전 4시쯤 지체 장애 3급인 이모(47)씨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길가에서 술에 취한 A(31)씨로부터 아무런 이유없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이모 씨는 13년 전 출근길에 신호를 위반한 버스에 치여 오른쪽 다리를 잃었고 현재 21살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다.

이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손상이 심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씨와 가해자는 피해배상 등에서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이씨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가해자도 배상금을 지급할 처지가 안 되는 것이 문제.

최근 일어난 이 두 묻지마 폭행 범죄는 피해자가 장애인과 여성으로 모두 약자인데 가해자 역시 취업난에 시달리는 가난한 대졸자 등으로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가해자는 현재 자신이 취업이 안 된 것 등에 대한 분풀이를 자기보다 더욱 약자인 사람에게 해 묻지마 폭행을 가했다.

그런데 지난 15∼18세기 유럽 전역에서 자행돼 50만명 정도의 여성들을 학살한 마녀사냥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물론 마녀사냥은 당시 종교개혁과 십자군 전쟁 실패, 왕권 강화 등으로 힘이 약해지기 시작한 교황청이 자신들의 힘을 다시 강화시키기 위해 자행한 종교재판으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처음 마녀사냥은 산발적으로 자행됐고 희생자도 소수였다.

하지만 17세기 유럽 전역에 냉해가 장기화되면서 농사를 계속 망쳐 식량이 부족해지자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배고픔과 질병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고 많은 유럽인들이 죽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인, 특히 배고픔에 시달리는 남자 유럽인들은 부유한 미망인들에게 자신들이 현재 당하고 있는 배고픔 등에 대한 분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유한 미망인들을 마녀라며 종교재판관에 모함했고 종교재판관들도 부유한 미망인들을 죽이면 그 미망인들이 갖고 있던 많은 재산을 교황청이 몰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녀라고 모함받은 부유한 미망인들을 형식적인 종교재판을 거쳐 화형 등으로 학살했다.

죄 없는 부유한 미망인들이 마녀로 몰려 화형 등으로 학살되면 배고픔에 시달리던 유럽인들은 자기들이 모함해 죽인 부유한 미망인들 집에 가서 그 집에 있던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 배고픔을 채웠고 교황청은 학살당한 부유한 미망인의 재산을 몰수했다.

이로 인해 마녀사냥으로 학살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17세기에 나올 정도로 17세기 마녀사냥은 유럽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자행됐다.

물론 마녀사냥이 자행됐던 중세와 정치적 민주주의가 상당히 확립된 현재는 엄연히 다르다. 하지만 중세시대 마녀사냥은 자신이 현재 당하고 있는 배고픔 등의 고통에 대한 분풀이를 사회적 약자인 미망인들에게 해 수 많은 미망인들을 학살한 당시 유럽인들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최근 일어난 묻지마 폭행도 자신이 현재 당하고 있는 취업난 등에 대한 분풀이를 자신보다 더욱 약자인 여자와 장애인에게 하는 양상으로 자행됐다. 이것이 최근 일어난 묻지마 폭행 범죄에 대해 특이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인 것이다. 묻지마 폭행 묻지마 폭행 묻지마 폭행 묻지마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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