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기사 작성하는 '기자 로봇', 식당 예약하는 '비서 로봇'……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인터넷기업 ‘3인방’인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騰訊)가 만들어 낸 현실 속 로봇이다.
지난 10일 중국 텐센트의 인터넷 포털 QQ닷컴에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 12개월래 최고치 기록’이라는 제목의 5매 짜리 기사가 올라왔다.
텐센트는 향후 방대한 양의 데이터 분석을 필요로 하는 각종 경제 콘텐츠를 드림라이터로 하여금 신속 정확하게 작성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포털공룡 바이두(百度)는 최근 인공지능을 갖춘 가상 개인비서 로봇을 선보였다.
바이두는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5 '바이두 세계대회'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상 비서 로봇 ‘두미(度秘)’의 소프트웨어 버전을 공개했다.
두미는 모바일 검색 앱만 깔면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식당 예약, 음식 배달 주문, 영화 티켓 예매 등 간단한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가상 로봇이다. 앞으로는 교육, 헬스케어, 가사 등으로 서비스 영역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실제 로봇 버전으로도 개발될 예정이다.
바이두는 로봇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지난 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연구소도 세웠다. 올 연말까지 200명의 연구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3억달러(약 3600억원)도 투자하기로 했다. 과거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를 주도한 인공지능 분야 석학인 스탠퍼드대 앤드루 응 교수도 영입했다.
알리바바도 자사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부문 경쟁력을 기반으로 로봇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팍스콘과 손 잡고 합작사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홀딩스를 설립했다. 알리바바는 7억3000만 위안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에서 개발한 감성인식 로봇 페퍼의 글로벌 판매도 담당하고 있다.
얼마 전엔 중국 가전그룹 TCL과 손잡고 와이파이 클라우드를 탑재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 청소를 지원하는 스마트 로봇청소기도 선보였다.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오는 2020년 스마트로봇 보유량이 1500만대를 넘어서 산업 규모가 1조5000억 달러(약 17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소프트뱅크, 야후 등 IT 기업들은 로봇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MS의 경우 지난해 중국 보안회사와 손잡고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기반 채팅로봇 서비스인 '샤오빙'을 선보였다.
정부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중국 로봇시장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중국제조 2025’계획은 로봇을 10대 집중 육성산업에 포함시켰다.
국제로봇지능장비산업연맹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로봇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로봇은 22만4000대로 이중 중국에서 생산한 로봇이 6만대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