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경찰청]
서울 용산경찰서는 아들의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박모(64 여)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사건 발생 30분 전 박씨의 아들이 경찰에 "어머니가 흉기를 들고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제때 출동했다면 살인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늑장 출동한 이유는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주소에서 들어온 가정폭력 신고와 박씨 아들의 신고를 같은 것으로 오인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관할 지역을 순찰 중이던 파출소 경찰관은 박씨 아들이 신고한 주소에 출동 지령이 내려졌으나, 그보다 10분 앞서 68m 떨어진 주소에서 들어온 가정폭력 신고와 오인해 가정폭력 사건을 처리했다.
박씨 아들이 재차 경찰에 출동을 요청했으나 해당 경찰관은 이 신고 역시 가정폭력 신고와 같은 것으로 생각했다.
두 신고가 다른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경찰이 박씨 아들이 신고한 사건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씨는 이미 흉기에 찔려 쓰러진 상태였다. 이씨는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다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근무자들과 파출소 내 근무자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