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 사업이 "정권 차원의 문화예술계 길들이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박근형 연출가가 2013년에 발표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이유로 문화예술위의 연극 지원 '창작산실' 사업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극 중 인물 풍랑의 대사에서 ‘수첩공주’는 박근혜 대통령을, ‘시험 컨닝’은 국정원 대선개입을 의미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도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문예위 관계자와 지원사업 개별 심사위원 간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 내용은 지난 6월 18일 문예위에서 심사위원들과 임원급 직원 사이에 이뤄진 대화의 발췌본이다.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문예위 직원은 심사위원들에게 8개의 후보작 중 박근형 연출가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 이유도 정치적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직원은 “대통령의 아버지를 직접 거론한 문제 때문에 특수하게(특별히 지정해서 요구하게) 된 것"이라며 "위원회가 만약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라면 그냥 좋게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그런 결심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라고 말한다.
이에 심사위원들은 “우리는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 5공화국도 아닌데”라며 난감해 한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해당 논란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문화예술위 지원을 받았던 이 작가의 탈락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문화예술계 내에서도 정치적 이슈화에 골몰하는 이들이 있는 것은 문제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