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회가 균등한 나라’ 순위 31개국 중 20위

2015-09-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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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재단, 11일 ‘기회균등지수 연구발표회’ 개최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한국이 ‘기회가 균등한 나라’ 순위에서 하위권인 20위에 머물렀다.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재단(이사장 성광제)이 기회균등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11일 발표한 기회균등지수 연구결과, 한국은 31개국 가운데 하위권에 속하는 20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8개 분야(건강, 안전, 교통, 관계, 환경, 여가, 정치, 경제)별 상관관계와 상대적 중요성을 고려한 가중치를 적용해 도출한 ‘기회균등지수’에서 종합점수 0.70점으로 20위에 올랐다.
1위를 차지한 핀란드(0.88점)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이 뒤를 이어 북유럽 국가가 기회균등에 있어 가장 앞선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13위로 나타났으며 미국은 25위에 그쳐 동유럽이나 남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기회균등 상황을 보여줬다.

기회균등지수가 가장 높은 핀란드와 비교할 경우, 핀란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회균등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이나 안전 분야에서는 한국도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경제, 정치, 여가, 관계 분야의 기회균등 수준은 핀란드와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휴가와 여가를 가장 중요한 삶의 일부로 여기는 핀란드 사회의 문화와 개인보다는 집단, 특히 일과 직장을 중시하는 우리의 문화는 여가 분야에 있어 가장 큰 기회균등 차이를 보이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동그라미재단은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러한 결과를 포함한 기회균등지수 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국가별 기회균등지수 및 영역별 점수[사진제공=동그라미재단]


‘모두에게 기회를’이라는 미션 아래,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그라미재단은 한 사회의 기회균등 정도를 이론적 틀 아래서 체계적으로 다른 사회와 비교할 수 있는 기회균등 지수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공모를 통해 총 3개 연구팀을 선정했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이렇게 선정된 3개 연구팀이 8개월간 진행해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서환주 한양대 경상대학 교수는 소득별, 성별, 연령대별로 2000년 이후 한국 사회의 기회불평등 추이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특히 여성의 기회불평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점차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 반면 30대 남성의 경우 기회불평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권혁용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의 기회균등 지표개발, 국제비교, 그리고 진단’이라는 주제발표를 진행했고, 경제적 기회균등의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인식의 차이를 분석,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존 기회균등 지수들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기회균등지수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이를 적용한 국가별 순위를 발표했다.

구교준 교수팀은 새로운 기회균등지수 개발을 위해 UN, OECD, 갤럽 등의 국가별 최신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OECD에 가입한 31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영역별 가중치 산출을 위해서는 국내 기회균등 관련 사회과학. 법학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이중 유의미한 34명의 응답을 분석해 도출했다.

새로운 기회균등지수를 발표한 구교준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논의와 구별되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주로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 운동장이 기울어 졌다고 볼 수 있는가, 어느 지점의 기울기가 전체 운동장의 기울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 평평한 운동장을 위해서는 어느 지점의 기울기를 조정해야 하는가와 같이 이번 연구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의 세부적인 영향변수를 진단해 보다 평평한 운동장, 보다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성광제 이사장은 “동그라미재단이 진행중인 이번 연구는 기회균등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처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기회균등지수 개발이야말로 기울어진 정도와 깊이를 정확히 진단해 보다 평평한 운동장, 보다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재단은 기회가 균등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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