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The Telegraph 유튜브]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89)이 영국 사상 최장 재위 군주가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9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 10일 오전 1시 30분)을 기준으로 재위한 지 63년 7개월 3일이 됐다. 이는 2만3226일로, 이전 최장 재위 군주였던 고조모 빅토리아 여왕(재위 1837∼1901년)의 재위 기간 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선 것이다.
영국 정부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의 최장 재위 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런던 템스 강에서 함포를 쏘는 등 기념행사를 열었다. 여왕은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중이라 런던 기념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BBC홈페이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는 조지 5세의 차남으로 여왕은 원래 왕위 계승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가 스스로 왕위를 내놓으면서 차남이었던 여왕의 아버지가 조지 6세에 등극했고 여왕도 왕의 계승자가 됐다.
1947년 그리스-덴마크 왕족인 필립 공과 21살에 결혼한 여왕은 1952년 조지 6세가 숨지자 2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1953년 6월 2일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엘리자베스 2세는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영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라고 말했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여왕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2년에는 여왕의 세 자녀가 이혼을 했고 윈저 궁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불운이 찾아왔다. 특히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이혼에 이은 다이애나비의 비극적인 죽음은 영국 왕실 전체의 위기였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2세는 이를 잘 극복했다.
‘군림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영국 왕실의 원칙 아래 엘리자베스 2세는 윈스턴 처칠(1940년 취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3명의 영국 총리를 맞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여왕은 믿기지 않는 노력과 숭고한 지도력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여왕의 최장 재위 기록을 축하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해리엇 하먼 대표 대행 역시 “여왕의 통치를 통해 영국의 영속성이 확인됐다”며 여왕은 “영국의 상징적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생존하는 국왕 26명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보다 재임 기간이 긴 국왕은 1946년 즉위해 69년째 왕위를 지키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88)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