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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저마다 다른 독특한 스타일과 서사로 한국 만화팬들의 지지를 받아온 세 만화가 권혁주, 꼬마비, 윤필이 한데 뭉쳤다.
만화를 좋아하던 ‘덕후’ 소년들은 어떻게 만화가가 됐을까? 그들이 어린 시절 매혹된 작품들과 캐릭터들은 무엇일까? 만화와 작가, 캐릭터에 관한 그들의 길고 유쾌한 ‘덕 토크’는 만화가들이 직접 녹음, 편집, 운영하는 팟캐스트 ‘코끼리뼈’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매 회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작 하나를 선정해서, 그 작품에 관한 자신만의 추억을 털어놓고, 걸작 속에서도 유독 인상 깊었던 신스틸러와 에피소드를 찾아 각자의 관점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
'코끼리뼈'는 권혁주, 꼬마비, 윤필 세 만화가의 열정적인 토크와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18편의 만화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상상은 '슬램덩크', '보노보노', '이나중 탁구부' 등 만화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은 물론, 소설 '은교', MBC 예능 '무한도전'을 비롯해 영화와 노래, 동화책, 그림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다.
코끼리 같은 거대한 걸작 속의 인물들과 에피소드들은 언제나 우리를 압도했다. 주인공이나 주가 되는 서사가 아닐지라도 오랫동안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그 코끼리의 위대함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하는 족적들이 있다. 킥킥 웃으며, 코끼리를 맞닥뜨린 순간의 충격과 감탄을 추억하며, 우리의 삶에 흔적을 남긴 걸작 속의 ‘신 스틸러’들을 찾아보고, 그 뒷이야기를 각자의 관점으로 상상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그저 뼈를 더듬으며 이런저런 살을 붙여보는 무례가 이미 코끼리로서 완전한 원작을 우롱하거나 왜곡하려 함이 결코 아님을 말하고 싶다. 오히려 빼어난 이야기를 경외시하는 세 작가의 경박하지 않은 오마주임을 일러둔다. 364쪽 | 1만4850원.